부실 전투화·’개구리 김치’ 등 국방부 관리 ‘미흡’

부실 전투화·’개구리 김치’ 등 국방부 관리 ‘미흡’

입력 2014-03-05 00:00
수정 2014-03-0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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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적발…전투화 밑창 떨어졌는데도 검사 소홀”급식 자재서 개구리·칼 나왔는데도 별다른 조치 안해”

국방부가 최근 3년간 780억원의 예산을 들여 보급한 기능성 전투화의 품질이 여전히 우려된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군 장병이 먹는 급식에서 개구리·칼 같은 이물질과 대장균이 검출됐는데도 납품업체에 별다른 조치가 취해지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작년 10∼11월 실시한 ‘전력지원체계 획득·관리실태’ 감사에서 이 같은 문제점을 포함한 13건의 문제 사례를 적발했다고 5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국방부는 2011년 8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3차례에 걸쳐 기능성 전투화 조달사업 입찰을 위한 제안요청서를 공개하면서 품질조건에 ‘블루밍 현상’ 시험 항목을 제외했다.

’블루밍 현상’은 각종 첨가제 때문에 고무 제품의 고무가 점차 굳어지고 접착력이 약해지는 현상으로, 지난 2010년 일선 부대에 보급한 신형 전투화의 상당수에서 뒷굽이 떨어져 나갔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국방부는 이후 신형 전투화에 대해 블루밍 현상 여부를 반드시 검사하도록 했으나, 기능성 전투화에 대해서는 이런 규정을 적용하지 않았다면서, 군인들이 신는 전투화 밑창의 접착불량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2011∼2013년 779억원의 예산이 투입된 기능성 전투화사업 추진 과정에도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족당 가격이 6만4천∼6만6천원대로 산정되는 ‘예정가격 방식’을 돌연 중단하고 족당 8만7천원의 ‘사업예산 방식’으로 변경해 97억∼110억원의 예산낭비의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당초 방위사업청이 공개한 기초 예비가격을 토대로 족당 6만4천∼6만6천원에 예정가격을 산정할 수 있었지만 국방부는 부당한 이유를 대며 사업 방식을 변경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육군본부는 2010∼2013년 군부대에 납품된 김치, 생선가스, 햄버거 등의 급식용 식품에서 개구리·귀뚜라미·칼·곰팡이 등의 이물질과 대장균, 기준을 초과하는 잔류농약이 발견됐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해병사단에 납품된 김치에서는 귀뚜라미가, 지난해 훈련소에 들어간 배추김치에서는 조리용 칼이 발견됐다.

한 민간업체가 2010년 제26사단에 납품한 돈가스에서는 대장균이 검출됐지만 군수지원사령부는 일부 수량만 반품하거나 아예 반품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납품업체 중에는 농협도 일부 포함돼 있는데 찹쌀, 부추, 시금치 등에서 곰팡이나 기준치를 초과하는 농약이 발견됐음에도 담당 군수지원사령부는 이를 신고하지 않았다.

이번 감사에서는 개인 전투용 천막 일부가 규격에 미치지 못해 비가 오면 물이 새는데도 국방부에서 관련 규격을 마련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국방부는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이날 오후 “전력지원체계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관련 규정 및 절차의 부주의 등으로 발생한 문제로 지적사항은 일부 조치를 완료했거나 연내에 완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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