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일왕 즉위식 한국대표로 참석
아베 만나 지소미아 등 현안 논의 전망李총리·아베 의원 시절에 사적 인연도
관계 개선 의지 확인땐 추가 대화 가능
日언론, 지일파 李총리 방문에 큰 관심
이낙연 국무총리는 오는 22일 나루히토 일왕의 즉위식에 정부 대표 자격으로 참석한다.서울신문 DB
이 총리가 방일 기간 아베 신조 총리와 회담한다면 다음달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양국 관계의 파국을 막기 위해 주요 현안을 두루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특사 역할을 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이 총리는 2005년 아베 총리가 의원 시절 방한했을 때 서울 삼청각에서 식사를 하는 등 개인적 인연이 있다. 이 총리는 사석에서도 “2005년 비 내리던 주말에 아베 총리와 만나 소주를 마셨던 기억이 있다”고 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총리는 당시 아베 총리에게 일본이 한센병 피해자 보상에서 나라별로 차별을 두는 문제의 해결을 요청했고 아베 총리는 1년 뒤 관련 법률안을 발의해 문제 개선에 나섰다. 이 총리는 이후 관방장관이 된 아베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약속을 지켜줘서 고맙다’며 감사를 표했다. 다만 아베 총리가 즉위식에 참석하는 대표단과 50여 차례 회담을 가질 예정이어서 이 총리와의 회담 시간을 짧게 배정할 수 있고, 이 경우 심도 있는 논의가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 총리의 즉위식 참석을 통해 양국이 관계 개선의 의지를 확인할 경우엔 한일 정상회담 등 추가적인 고위급 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이원덕 국민대 교수는 “양측이 차기 정상회담 개최에 합의하고 강제징용과 경제보복, 지소미아를 패키지로 해결하자는 방향만 잡아도 큰 성과”라고 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총리가 즉위식에 참석하는 건 대화의 수준·폭을 높이고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도 “어느 정도까지 기대할 수 있는지를 말하기는 매우 이르고, (수출규제의) 완전한 원상회복을 하려면 사전에 긴밀한 대화가 필요한 것 아닌가 싶다”고 했다.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도 기자들에게 “앞으로 제 기준으로 1000일, 3년 정도 (소재·부품·장비 산업 경쟁력 제고 정책을) 지속한 뒤 일본 규제가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가 됐다고 과거형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 언론들은 이 총리의 일왕 즉위식 참석에 대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번 (이 총리의) 방일에서 관계 개선을 위한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서울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2019-10-14 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