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뒤늦게 “연평도발 9주기에 北포격”… 커지는 은폐·축소 의혹

국방부, 뒤늦게 “연평도발 9주기에 北포격”… 커지는 은폐·축소 의혹

이주원 기자
입력 2019-11-26 22:16
수정 2019-11-27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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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미상 포성 포착해 분석” 공식 확인

25일도 구체 제원 발표 없이 유감표명만
국방부 “은폐·축소 의도 없었다” 해명


국방부가 26일 북한의 해안포 사격이 연평도 포격 9주기 당일인 지난 23일에 이뤄졌다고 뒤늦게 확인하면서 이를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날 “우리 군은 23일 오전 미상 음원(포성)을 포착해 분석 중이었다”며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북한이 수발을 발사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북한이 해안포 사격을 공개한 지난 25일에도 구체적인 정보를 밝히지 않은 채 유감만 표명했다. 북한이 발사한 해안포의 종류나 발수, 탄착점 등도 공개하지 않았다.

국방부는 북한의 발사가 이뤄진 지 사흘 만에 연평도 포격 9주기에 사격이 이뤄졌다고 공식 확인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방부가 해안포 발사 사실을 사전에 파악했음에도 의도적으로 북한의 9·19 군사합의 위반 사실을 축소하려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이 도발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연평도 포격일에 맞춰 해안포 사격을 감행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이 연평도 포격 9주기에 포 사격을 금지한 서해 완충지대로 해안포를 발사해 군사적 파장이 커질 것을 우려한 게 아니겠느냐”며 “북한이 발사 직후 바로 관영매체를 통해 보도하지 않은 것도 국방부의 해명이 늦어진 이유 중 하나일 것”이라고 했다.

국방부는 해안포 발사의 사전 탐지는 인정하면서도 은폐 및 축소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군이 확보한 정보를 바탕으로 추가 분석이 필요해 시간이 늦어졌다는 것이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보는 다양한 사안을 종합해 판단을 내리는 것이기 때문에 지난 23일 오전에 파악한 이후 여러 가지 분석의 과정을 거쳤다”며 “그 와중에 북한 매체의 발표가 있었고 그것을 통해서 확인한 뒤 곧바로 유감 표명을 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군 당국은 이날도 북한 해안포의 방향이나 사거리 등 구체적인 제원에 대해서는 정보자산 노출의 이유로 밝히지 않았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이 발사한 해안포를 사거리 12㎞의 76.2㎜ 평사포로 분석하고 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9-11-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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