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민비조’ 외치고 ‘반윤반명’ 파고들어… 조국혁신당 돌풍 현실화

‘지민비조’ 외치고 ‘반윤반명’ 파고들어… 조국혁신당 돌풍 현실화

손지은 기자
손지은 기자
입력 2024-04-11 02:30
수정 2024-04-11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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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심판론 최전선서 선명성 승부
민주와 ‘전략적 동지’ 관계로 윈윈
진보 내 ‘반명’ 지지층 흡수 효과도
조국 “尹, 국민께 실정 사과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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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비례대표 후보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선거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 있다. 2024.4.10 홍윤기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비례대표 후보들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선거 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보고 있다. 2024.4.10 홍윤기 기자
조국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이 창당 한 달 만에 4·10 총선에서 비례대표 의석 12석(11일 오전 1시 개표율 25.12% 기준)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선거 내내 이어진 돌풍을 실제 의석수로 증명하게 된 셈이다.

조국혁신당은 국민의힘이 개헌저지선 방어를 호소할 만큼 강력했던 정권 심판론의 최전선에서 선명성을 무기로 ‘지민비조’(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의 전략적 효과를 극단으로 끌어올렸다. 여기에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고도 차기 대권 주자급 상품 가치를 보인 조 대표의 인물 경쟁력도 의석수에 반영됐다.

조 대표는 10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방송 3사 출구조사 결과를 확인한 후 “국민이 승리했다. 국민께서는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곧바로 윤 대통령을 향해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십시오. 수많은 실정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십시오. 그리고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십시오”라고 요구했다.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 탄핵 추진 ▲한동훈 특검법 ▲김건희 여사 종합특검법 등 제1야당인 민주당보다 선명한 공약을 내세웠고 이는 정권 심판론과 직결됐다. 조 대표는 22대 국회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추진한다고 예고했다. 조국혁신당은 제3지대 성공의 필수 요소인 ‘인물’로 조 대표를 내세웠고, 그의 사법 리스크를 윤 대통령과의 ‘정적 관계’로 치환하는 선거 캠페인을 펼쳤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의 출마 요구를 끝내 거절했던 조 대표가 총선 출마를 결정한 시점은 입시 비리와 감찰 무마 등의 혐의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은 지난 2월이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상실할 수 있는 사법 리스크에도 지지율은 약진했다.

조 대표가 민주당을 ‘경쟁 관계’가 아닌 ‘전략적 동지 관계’로 설정한 것도 의석수를 늘린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대표는 출마 선언 직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찾아 창당 계획을 처음 밝히면서 친문(친문재인)계의 ‘정치적 동의’도 받았다.

진보 진영의 ‘반명’(반이재명) 정서가 조국혁신당 지지로 연결되면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윈윈’하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친명횡재 비명횡사’ 논란에 민주당의 지역구 선거가 어려울 뻔했는데 조국이라는 선택지가 생기면서 지지자들이 지역구 표를 그대로 줬다”고 평가했다. 국민의힘의 한 현역 의원은 “이재명이 싫은 민주당 사람들을 모두 흡수해 야권의 전체 파이를 키웠다”고 말했다.
2024-04-11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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