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노동신문, 김정은 후계 암시 ‘장문의 시’

北노동신문, 김정은 후계 암시 ‘장문의 시’

입력 2010-08-23 00:00
수정 2010-08-2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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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초순 북한의 노동당 대표자회를 앞두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셋째 아들 ‘김정은 후계’를 암시하는 장문의 시를 실어 눈길을 끈다.

 이 신문은 김 위원장의 ‘선군혁명 영도 50주년’(8.25)을 사흘 앞둔 22일 ‘빛나라,선군장정 천만리여!’라는 제목의 시를 게재했는데,이 시에서 김정은 후계를 암시하는 듯한 대목이 여러 곳 눈에 띄었다.

 먼저 “무적필승의 영장/ 우리 장군님의 담력과 기상이/ 그대로 이어진 씩씩한 그 발걸음 소리”라는 구절에는 북한에서 김정은을 지칭하는 것으로 알려진 ‘발걸음’이라는 표현을 그대로 썼다.‘발걸음’은 첫번째 김정은 찬양가요의 제목이기도 하다.

 특히 ‘장군님(김 위원장 지칭)의 담력과 기상이 그대로 이어진’이란 대목은 김정은으로 넘어가는 3대 권력세습의 정당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시에는 또 “걸음걸음 따르자,무장으로 받들자/ 우리의 최고사령관/ 우리의 당중앙을/ 천세만세 영원히 목숨으로 사수하자!”면서 ‘당중앙’을 찬양한 대목도 있는데,이 ‘당중앙’ 또한 김정은을 지칭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일례로 노동신문은 지난 6월30일자에 실은 ‘당 대표자회’ 관련 사설에서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 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며,당 중앙의 두리(주위)에 단결하고 단결하고 또 단결하여야 한다”면서 ‘당중앙위’와 ‘당중앙’이란 용어를 구분해 사용했다.

 김정일 위원장의 경우 1974년 2월 11∼13일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 정치위원에 임명됐고,노동신문은 그 다음날 “위대한 수령님의 부르심과 당 중앙의 호소를 받들고..”라고 쓰면서 ‘당 중앙=후계자 김정일’을 공식화했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노동신문이 김 위원장의 ‘선군혁명 영도 50주년’을 칭송하는 시에 후계를 암시하는 구절을 반영한 것은,김정은 시대에도 ‘선군정치’를 이어가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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