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기조연설…”美적대정책 폐기 없이는 핵문제 해결안돼”
북한이 남북 관계가 악화한 책임을 거듭 남한 탓으로 돌렸다.유엔 총회의 북한대표단장인 박길연 외무성 부상은 1일(현지시간) 총회 기조연설에서 “현 남한 정부는 집권 이후 6·15 남북 공동성명과 10·4 선언을 포함한 모든 남북 합의를 무효화 하면서 남북 관계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고 갔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측은 최악의 국가적 손실을 겪은 북한 주민의 상처에 소금을 문지르고 굴욕감을 안겨 주는 정치적 테러마저 서슴지 않았다며 이로써 남북 관계는 완전히 파산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통일과 화해, 번영을 진정으로 원하는 모든 사람과 손을 잡을 것이며 영구적인 분단을 획책하는 반통일 세력의 기도와 외세의 개입을 무력화해 통일의 역사적 과업을 완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상은 또 미국의 대북 적대 정책으로 대결과 긴장 고조의 악순환이 계속되면서 한반도가 불씨 하나로 핵전쟁이 발발할 수도 있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이 반세기가 넘도록 고수하는 대북 적대 정책의 기저에는 북한 국민이 선택한 사상과 체제를 파괴함으로써 한반도를 아시아 지배 야욕의 실현을 위한 초석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무력으로 제거하기 위해 새로운 한국전쟁의 시나리오를 이미 완성했고 현재 실행 기회를 엿보고 있다며 이 시나리오는 유사시 북한을 침략해 군사정권을 수립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이런 계획에 따라 수십 년째 한반도에서 각각 다른 이름의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해 왔으며 그 전형적인 사례가 지난 8월 말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었다고 말했다.
박 부상은 미국의 군사 도발을 전면전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막은 것은 북한의 자위적 전쟁 억지력이었고 한반도의 현실은 선군정책을 통해 전쟁 억지력을 확보한 것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면서 핵개발을 정당화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영구적인 평화를 정착시킬 유일한 길은 미국이 적대 정책을 종식하는 것이라며 적대 정책의 폐기 없이는 핵 이슈를 포함해 어떤 문제들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부상은 이날 연설의 대부분을 김정은 체제를 찬양하는데 할애했으며 우리 정부에 대한 비판 발언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명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