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에 매달리는 속내는

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에 매달리는 속내는

입력 2013-08-19 00:00
업데이트 2013-08-1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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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 수입원이자 원산 관광특구 개발과 연계 노린 듯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연계하면서 다시 한번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냄에 따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입장에서 금강산관광은 외화 수입원으로서 갖는 가치뿐 아니라 남북 경제협력을 가로막고 있는 ‘5·24 조치’의 해제, 원산 관광특구 개발 등 다목적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이 금강산관광을 되살리는 데 강한 애착을 갖는 것은 무엇보다도 금강산관광이 주요 외화 수입원이기 때문이다.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시점을 기준으로 북한이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입은 연간 4천만 달러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는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들의 임금 수입인 연간 9천만 달러의 약 절반에 달하는 액수다.

북한은 2008년 7월 남측 관광객 피격 사망 사건으로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이후 금강산의 남측 재산을 몰수하고 특구로 만들어 자체 개발에 나섰지만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유람선을 활용한 해상관광과 연계해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려 했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북한은 금강산관광을 재개해 남한 관광객을 받아들이는 것이 금강산관광을 되살릴 가장 현실적인 방도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 문제를 주도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제재인 ‘5·24 조치’의 해제를 위한 포석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10년 천안함 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내려진 5·24 조치는 개성공단을 제외한 남북의 인적·물적 교류를 중단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북한은 5·24 조치를 남북경협의 최대 장애물이자 대북 적대 조치의 상징으로 간주하며 줄기차게 비난해온 만큼 금강산관광 재개를 통해 5·24조치에 균열 내기를 시도할 수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은 개성공단 정상화, 금강산관광 재개, 남북 민간교류 활성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듯하다”며 “금강산관광 재개를 논의하면서 5·24 조치의 해제를 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강산과 인접한 원산 관광특구 개발 계획도 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에 집착하는 이유로 거론된다.

북한은 외자 유치를 통해 원산 일대를 국제적인 관광지로 개발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북한은 군사용인 갈마비행장을 민영화하고 원산 해변에 호텔 2곳을 신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올해 안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마식령 스키장도 원산 특구 개발 계획과 연계돼 있다.

원산 관광특구 개발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이 제시한 ‘경제강국 건설’ 목표의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꼽히기 때문에 최고지도자의 치적과 직결된다.

최근 방북한 박상권 평화자동차 사장도 김 제1위원장이 마식령 스키장 건설사업과 원산 특구 개발사업을 통해 주민들에게 자신의 능력을 입증하려 한다고 말했다.

금강산관광은 원산 관광특구의 성공적 개발을 위한 관건이 될 수 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은 금강산관광과 마식령 스키장 건설로 원산 특구의 가치를 높이려 한다”며 “금강산관광이 재개되면 원산 특구의 외자 유치가 원활해질 수 있다는 점도 북한이 주목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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