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도면 슬쩍 공개한 ‘화성13형’은 어디에

8월 도면 슬쩍 공개한 ‘화성13형’은 어디에

강병철 기자
입력 2017-11-30 22:40
수정 2017-11-30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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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 한계 중단? 가짜 도면?

북한이 지난 29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을 ‘화성15형’이라고 밝히면서 이번 도발 직전까지 미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로 추정됐던 ‘화성13형’을 둘러싼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화성13형 설계도까지 공개하며 도발을 예고했지만 기술적 한계에 부딪혀 개발 일정이 연기됐거나 아예 중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매체들은 지난 8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국방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 시찰 소식을 전하면서 김 위원장 뒤쪽 벽에 걸린 화성13형 도면을 슬쩍 공개했다.

●무수단 엔진 대신 백두산 계열 성공

도면 속 화성13형은 2개의 엔진을 결합한 3단 미사일 형태였다. 당시 전문가들은 도면을 근거로 화성13형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사거리 1만 2000㎞급 ICBM이라고 추정했다. 화성13형이 공개된 이후 군 당국과 정보 당국은 북한이 화성12형·14형 도발에 이어 화성13형을 쏘아 올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북한은 이번에 쏜 미사일이 화성15형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그동안 공개적으로 화성13형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정보 당국에 혼선을 줄 목적으로 가짜 도면을 노출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전문가 사이에서도 분석은 갈린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선임분석관은 30일 “화성13형은 북한이 기존에 가진 노동이나 무수단 미사일 엔진을 3단으로 개발하려 한 것인데 무수단 등은 기술적 문제가 있다고 알려졌다”면서 “대신 백두산 계열 엔진을 장착해 화성15형 발사에 성공했기 때문에 화성13형 개발은 정지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극성3형 도면 공개했지만 발사 없어

그럼에도 핵운반체 다종화에 열을 올리는 북한이 화성13형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지금은 굳이 화성13형을 등장시킬 필요가 없지만 예상치 못한 시점에 나올 가능성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은 지난 8월 화성13형과 함께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북극성3형’의 도면도 공개했지만 아직 발사 소식을 전하지는 않았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2017-12-0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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