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만남·공동성명 전문 게재
노동신문 사진 30여장 전면 화보북한 매체가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간 ‘선의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중단할 수 있다는 의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은 이례적으로 북·미 정상 간 만남과 회담, 공동성명 전문까지 신속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3일 6·12 북·미 확대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당면해서 상대방을 자극하고 적대시하는 군사행동들을 중지하는 용단부터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통신은 “미합중국 대통령은 이에 이해를 표시하면서 조·미(북·미) 사이에 선의의 대화가 진행되는 동안 조선(북한) 측이 도발로 간주하는 미국·남조선 합동군사연습을 중지하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대한 안전 담보를 제공하고 대화와 협상을 통한 관계 개선이 진척되는 데 따라 대조선(대북)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는 의향을 표명하였다”고 밝혔다. 이날 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은 오전 6시,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오전 6시 34분 김 위원장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회담 소식과 공동성명 전문을 상세히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사진 30여장을 전면에 대대적으로 실으며 북·미 정상회담을 화보처럼 전달했다.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전날 오전 8시 10분 숙소를 떠나 회담장에 도착한 것부터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단독 및 확대회담, 오찬, 공동성명 서명식까지 꼼꼼히 보도했다. 과거 김 위원장 관련 보도는 신변 안전 등을 우려해 일정이 끝나고 나왔지만, 이번 싱가포르 방문 때부터는 다른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다. 북한 매체는 지난 11일 밤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의 대표적 명소인 가든바이더베이와 마리나베이샌즈 건물의 지붕에 있는 스카이 파크를 돌아본 사실도 12일 오전 바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체제 선전을 담당하는 노동당 선전선동부 소속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싱가포르 현지에서 신속한 보도를 이끌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8-06-14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