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투표율 77.2%, 1997년 15대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

대선 투표율 77.2%, 1997년 15대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

입력 2017-05-09 21:18
수정 2017-05-09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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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투표에 젊은층 몰리며 최고치 기록…탄핵 ‘촛불민심’ 영향도

제19대 대통령선거 투표율이 1997년 15대 대선 이후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잠정 집계에 따르면 9일 대선 잠정 투표율은 77.2%로 나타났다.

1987년 개헌으로 대통령 직선제가 부활한 후 대선 투표율은 그해 치러진 13대 당시가 89.2%로 가장 높았다.

이후 ▲14대(1992년) 81.9% ▲15대(1997년) 80.7% ▲16대(2002년) 70.8% ▲17대(2007년) 63.0%로 하락세가 이어지다가 ▲18대(2012년) 75.8%로 반등했다.

이날 투표율 추이를 살펴보면 오전 7시 2.5%로 18대(2.8%)보다 낮았다. 이런 흐름은 오전 내내 이어져 낮 12시 24.5%(18대 34.9%)까지도 지난번 대선보다 낮은 수치를 보였다.

그러다가 지난 4∼5일 실시한 사전투표(투표율 26.1%)와 거소투표·재외투표·선상투표 등 결과가 반영된 오후 1시 들어 투표율이 55.5%로 치솟으며 18대의 45.3%를 큰 폭으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오후 5시 들어 투표율은 70.1%로 집계돼 18대와 동률을 이뤘고, 6시에는 72.7%로 나타나면서 같은 시각 투표가 마감됐던 18대의 최종투표율 75.8%보다 3.1%포인트 뒤처지는 듯했다.

그러나 궐위선거로 치러진 이번 대선의 선거 당일 투표시간이 오후 8시까지로 길어진 데다, 막판 투표소를 찾는 유권자들이 몰린 데 힘입어 투표율은 77.2%를 기록, 18대를 1.4%포인트 앞지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투표율 상승을 견인한 요인의 하나로 대선에서 처음 도입된 사전투표의 효과를 꼽고 있다.

애초 대선 일정이 잡힐 때만 해도 이달 초 ‘근로자의 날’(2일)과 석가탄신일(3일), 어린이날(5일)에 이날 선거일까지 최대 11일간 이어지는 징검다리 ‘황금연휴’로 인해 투표율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연휴 중간인 4∼5일 이어진 사전투표에 유권자가 몰리면서 사전투표율은 작년 총선때의 12.2%의 두 배를 넘는 26.6%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사전투표의 경우 20대 투표자가 약 265만명으로 가장 많았던 반면 60대는 약 135만명, 70세 이상은 89만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젊은층의 참여 열기가 상대적으로 더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대선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궐위선거로 치러진 점도 투표 열기를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5년마다 정기적으로 치르는 대선이 아니라 최순실 국정농단에 반발한 국민이 앞장서 박 전 대통령을 탄핵한 후 치르는 대선이라는 점에서 ‘촛불민심’이 투표열기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코리아리서치 원성훈 상무는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투표율 상승의 첫 번째 요인은 대선에 사전투표가 처음 도입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원 상무는 또 “‘최순실 게이트’와 탄핵 과정을 거치며 정치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욕구가 커지고 정부와 국가, 대통령 등 정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이 전체적으로 투표율을 높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여론분석센터장은 “최순실 게이트로 시작된 선거여서 정치에 대한 관심이 큰 상태였고, 사전투표 도입으로 주소와 주거지가 다른 20대 등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게 된 현상이 나타났다”고 분석햇다.

윤 센터장은 “5명의 후보가 치열하게 경쟁을 펼침에 따라 유권자들의 선택지가 많아지고, TV토론에서 후보들의 콘텐츠와 역량을 비교검증할 기회까지 충분히 제공되면서 정치에 무관심했던 이들까지 투표소로 유인하는 효과가 있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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