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리588’ 살인범 망설임없이 범행 재연

‘청량리588’ 살인범 망설임없이 범행 재연

입력 2010-08-12 00:00
수정 2010-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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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신의 마음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성매매여성 박모(31)씨를 살해하고 달아났다가 공개수배 끝에 체포된 신말석(52)씨는 11일 마음을 비운 듯 담담하게 범행을 재연했다.

 이날 오후 속칭 ‘청량리588’로 불리는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의 성매매업소 집결지 골목에 포승줄에 묶인 신씨가 모습을 나타냈다.흰색 야구모자를 쓰고 고개를 푹 숙인 채였다.

 경찰 통제선 뒤에 서 있던 ‘588’ 주민 50여명은 신씨가 나타나자 “모자를 왜 씌워,모자 벗겨” “사람을 죽이고 노래방에 가서 노래를 불러…” 등의 고함을 지르며 욕설을 퍼부었다.

 흥분한 주민들이 ‘성매매여성에게 안전할 권리를’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온 여성단체 회원들에게도 고함을 질러 한때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신씨는 박씨의 방에 찾아가 허리띠로 목을 조르는 장면부터 범행을 재연했다.

 신씨는 “선물이 있다”며 박씨를 침대에 앉아 눈을 감게 한 뒤 들고 온 가방에서 허리띠를 꺼내 신씨의 목을 조르려고 했다.

 그러나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박씨가 눈을 떠 몸싸움이 벌어졌고 몸싸움 과정에서 허리띠를 놓친 신씨는 박씨를 몸으로 누르고 두 손으로 목을 졸랐다.

 목이 졸린 박씨가 의식을 잃자 신씨는 가방에서 흉기를 꺼내 박씨의 배를 세 차례 찔렀다.경찰이 준비한 모형 칼로 마네킹의 복부를 찌르는 신씨의 손은 망설임이 없었다.

 물티슈로 손을 닦고 신씨의 핸드백을 뒤져 현금 22만원을 꺼내고 나서 방문을 닫고 나오는 장면을 끝으로 신씨의 현장검증은 끝났다.

 10여분의 짧은 현장검증을 마친 경찰은 쏟아지는 욕설을 뒤로 한 채 신씨를 승합차에 태워 서둘러 현장을 떠났다.

 신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3시45분께 박씨를 살해하고 달아나 공개수배됐으며,이달 10일 중랑구 신내동의 한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다 수배전단을 보고 얼굴을 알아본 시민의 신고로 검거됐다.

 신씨는 경찰 조사에서 “박씨에게 좋은 감정을 품고 같이 살자고 제안했지만 거절당해 화가 났고,성매매업소에서 일하는 것도 더는 참을 수 없어 일을 저질렀다”고 살인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이날 신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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