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전 치욕 잊지말되 이젠 미래를”

“100년전 치욕 잊지말되 이젠 미래를”

입력 2010-08-30 00:00
수정 2010-08-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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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효!/ 이로부터 우정의 천년이 있다/ 앞이 있다/ 거기로 가는 길이 있다/ 오늘 그 길의 첫걸음이 여기 있다.”(고은 시인)

한·일강제병합 100년을 맞은 29일. 비극적 한국근대사를 우정으로 다시 써야 한다는 고은 시인의 자작시 낭송이 울려 퍼졌다. 서울 충무로 세종호텔에 마련된 행사장이 박수소리로 가득 찼다. 지난 5월과 7월 한·일지식인 공동선언을 주도한 김영호 유한대 총장과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 등 한·일 지식인 20여명이 마주 보며 마음을 나누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이들은 앞서 고종의 옛 집무실에서부터 서울 남산의 옛 통감부 관저 터까지 을사늑약과 강제병합의 현장을 ‘침묵’하며 행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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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가 29일 서울 종로2가 탑골공원에서 ‘그 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라는 주제로 개최한 ‘한·일 강제병합 100년’ 행사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어린이합창단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를 외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광복회가 29일 서울 종로2가 탑골공원에서 ‘그 100년의 기억, 100년의 미래’라는 주제로 개최한 ‘한·일 강제병합 100년’ 행사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어린이합창단원들이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를 외치고 있다.
이언탁기자 utl@seoul.co.kr
서울 등 전국 곳곳에서 1910년 경술국치 당시 국권 피탈의 치욕을 되새기자는 행사가 잇따랐다. 한국과 일본의 117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강제병합 100년 공동행동 한·일실행위원회’는 서울 남산 서울유스호스텔 앞 공원의 옛 조선통감 관저 터에서 표석을 제막했다. 이곳은 100년 전 이완용 총리대신과 일본의 데라우치 통감이 한·일강제병합조약을 체결한 국치의 현장이다. 실행위는 이어 성균관대에서 ‘한·일시민공동선언’을 채택했다. 이들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일본의 식민지 범죄를 적시하고 현안별 해결책과 세부 실행계획을 발표했다. 광복회도 서울 탑골공원 3·1독립선언기념비 앞에서 독립유공자유족회와 공동으로 ‘한·일강제병합 100년’ 행사를 열었다. 독립유공자유족회가 1995년부터 매년 경술국치일에 추모제를 개최해 왔지만 이처럼 대규모 한·일 강제병합 행사가 열린 것은 처음이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2010-08-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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