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축구는 응원하면서 통일은 안 된다?

북한 축구는 응원하면서 통일은 안 된다?

입력 2011-02-08 00:00
수정 2011-02-08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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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미국이 축구경기를 벌인다면 북한을 응원하겠다는 한국인의 비율이 1980년대 중반에는 21%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70%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에 따르면 은기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연구소의 지원으로 1985년부터 지난해까지의 각종 연구자료를 종합해 ‘한국인의 통일의식과 태도의 장기적 변화’를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과 북한의 축구경기에서 북한을 응원하겠다는 응답은 1986년 21.3%에서 1987년 55.1%,1988년 58.1%,1989년 71.2%,1990년 82.0%로 매년 급격히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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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문방식을 달리한 최근 연구자료에서도 미국 대신 북한을 응원하겠다는 응답자의 비율은 2008년 76.1%,2009년 68%,지난해 70.1%로 미국팀(6~8%),‘양팀 모두’(6~10%),‘어느 팀도 응원 안함’(10~13%) 등 다른 비율을 모두 크게 웃돌았다.

 통일의 당위성에 대한 질문에 ‘반드시 통일돼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1995년 58.0%에서 1998년 47.9%,2001년 22.0%,2003년 16.2%로 꾸준히 감소했으며 2008년에는 12.3%를 기록했다.

 반대로 ‘현재대로가 좋다’,‘가급적 통일되지 말아야 한다’,‘결코 통일돼서는 안 된다’ 등 통일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응답자 비율은 1998년 17.5%에서 2008년 45.3%로 10년 동안 매우 증가해 통일을 당연하게 여기는 인식이 크게 약화됐다.

 통일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서는 ‘같은 민족이니까’라고 답한 응답자가 1994년 59%에서 지난해 43%로 감소했지만,‘전쟁 발발 방지’,‘선진국이 되고자’ 등 실리적 관점에서 답한 응답자는 같은 기간 각각 14.6%,14.2%에서 24.1%,20.7%로 증가했다.

 은 교수는 보고서에서 “축구경기 응원 설문에서 보듯 북한에 대한 인식은 1980년대 후반 극적인 변화를 경험했다.이러한 결과는 냉전기를 지나면서 같은 민족으로서의 북한을 재발견한 데서 유래했다고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또 “분단의 고착화로 인한 관심 퇴조,통일비용 증가 등을 이유로 개인 차원에서의 통일에 대한 태도나 인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할 수 있다.그러나 사회 차원에서는 통일이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중요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날 오후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제12차 통일학 기초연구 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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