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킹 안하는 재력가 통장서 3억 빼먹기

인터넷뱅킹 안하는 재력가 통장서 3억 빼먹기

입력 2011-04-13 00:00
수정 2011-04-13 12:03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경찰, 형제·부녀 등 가족 사기단 검거

인터넷 뱅킹을 이용하지 않는 재력가의 신분증을 위조해 은행 신규계좌를 만들고 통장에 들어 있던 수억원을 빼돌린 가족 사기단이 경찰에 붙잡혔다.

13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에 따르면 부산에 거주하는 전모(51)씨는 올해 초 자신의 형(53)과 딸(25), 구치소 ‘동기’ 윤모(60)씨, 동네 기원에서 만난 조모(60)씨 등 5명으로 구성된 사기단을 조직했다.

전씨는 구치소 동기 윤씨를 통해 금융정보 브로커로부터 충남에 사는 재력가 이모(61)씨의 인적사항과 은행 계좌번호 및 비밀번호 등을 300만원에 구입했다.

전씨는 이어 주민등록증 위조 브로커와 연락, 조씨의 사진에다 피해자 이씨의 인적사항이 적힌 주민등록증을 150만원을 주고 만들었다.

전씨는 지난 2월1일 조씨에게 울산의 한 은행을 찾아가 이씨 명의로 신규계좌를 개설하는 동시에 3억여원이 예치돼 있던 기존 계좌에 대한 인터넷 뱅킹도 신청하도록 했다.

은행 창구 직원은 조씨가 내민 피해자 이씨 명의의 주민등록증을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전씨는 곧바로 부산에 있는 딸에게 연락해 해당 은행 인터넷뱅킹에서 피해자 이씨 명의의 공인인증서를 받도록 했고 기존 계좌에 있던 돈 3억여원을 신규 계좌로 이체하도록 지시했다.

전씨는 조씨, 차량을 운전하는 역할을 맡은 자신의 형과 함께 울산의 은행 지점 수십 곳을 돌며 빼돌린 3억여원을 신규계좌 현금카드를 이용해 모두 인출해 달아났다.

피해자 이씨는 범행 다음날이자 설 연휴 첫 날인 2월2일 손자, 손녀에게 줄 세뱃돈을 인출하려 은행을 찾았다가 자신의 계좌에 돈이 한푼도 없다는 것을 알고 경찰에 신고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전씨 일당이 같은 수법으로 1월24일 전남 순천에서 한 재력가의 통장에서 1억2천여만원을 빼돌렸고 2월 말에는 대구에서 또 다른 재력가 명의로 신규계좌를 만들려다 미수에 그친 사실을 파악했다.

은행 CCTV 추적 등을 통해 이들을 추적해 온 경찰은 사기 등의 혐의로 전씨와 윤씨, 조씨 등 3명을 구속하고 전씨의 딸을 입건했으며 베트남으로 달아난 전씨의 형을 수배했다.

경찰 관계자는 “금융정보 브로커와 위조 브로커도 추적하고 있다”며 “인터넷 뱅킹을 모르는 재력가를 노린 신종 수법이어서 인터넷뱅킹 신청시 은행의 개인정보 확인 절차의 문제점 등을 금융감독원에 통보해 추가 피해를 예방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전과자의 배달업계 취업제한 시행령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강력범죄자의 배달원 취업을 제한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안이 의결된 가운데 강도 전과가 있는 한 배달원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속죄하며 살고 있는데 취업까지 제한 시키는 이런 시행령은 과한 ‘낙인’이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전과자의 취업을 제한하는 이런 시행령은 과하다
사용자의 안전을 위한 조치로 보아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