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를 거부했다며 학교측으로부터 두 번에 걸쳐 파면된 세화여중 김영승 교사가 법정에서 잇따라 승소했다.
30일 서울행정법원에 따르면 서울 세화여중은 2008년 10월 학업성취도 평가 때 학생들에게 시험선택권이 있다는 점을 들어 시험 거부를 유도했다는 이유로 이 학교 소속 김 교사를 이듬해 파면했다.
이에 김 교사는 2009년 서울중앙지법에 파면무효확인 청구소송을 냈고, 재판부는 지난해 4월 “징계 사유로 삼기에는 충분하지만 파면은 과중하다”며 김 교사의 승소로 판결했다. 학교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학교측은 이와 별도로 김 교사가 그즈음 서울시 교육감선거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다른 전교조 소속 교사들과 함께 벌금형을 선고받자 1차 파면사유에 더해 ‘2차 파면’까지 결정했다.
김 교사는 “파면 상태에 있는 일반인을 다시 파면할 수가 있느냐”며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심사위는 “징계절차가 적법하고 사유도 인정된다”며 기각 결정을 내렸다.
결국 김 교사는 교원소청심사위를 상대로 서울행정법원에 결정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진창수 부장판사)는 이날 열린 선고공판에서 “2차 파면은 1차 파면의 효력이 없을 때를 대비해 이뤄진 파면이므로 당연무효라고는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하지만 “파면은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징계 가운데 가장 무거운 것으로 김 교사의 행위와 비교했을 때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라며 “재량권을 일탈ㆍ남용했으므로 위법하다”고 김 교사의 손을 들어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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