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투표에 서울시장직 건 오세훈 문답

주민투표에 서울시장직 건 오세훈 문답

입력 2011-08-20 00:00
수정 2011-08-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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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은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무상급식 주민투표 결과에 시장직을 걸겠다고 선언했다.

오 시장은 24일 주민투표에서 단계적 무상급식안이 좌절될 경우 시장직에서 물러날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이번 복지포퓰리즘과의 전쟁은 피할 수도, 피해서도 안 되는 선택”이라며 눈물을 비쳤다.

오 시장은 또 “오늘 이 결정이 수많은 후유증을 남길 수도 있다는 것을 잘 안다”며 “(한나라당 내에서)이해를 한 분도 있지만 끝내 의견을 달리한 분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반드시 개표 가능한 투표율(33.3%)을 넘겨 ‘지속가능한 착한 복지’를 구현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투표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 시장은 “두 번이나 서울시장직을 맡겨주신 시민께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을만큼 죄송하다”면서도 “(투표에 질 경우)제 원칙과 철학이 무너지는 것이기에 시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계속 고민해왔다”고 덧붙였다.

그는 기자회견이 끝난 후 무릎을 꿇고 오랫동안 고개를 숙여 절하기도 했다.

다음은 오 시장의 기자회견 문답.

--대선 불출마 선언에 이어 큰 결단을 두 번씩이나 했다. 조건을 달고 시장직을 사퇴하는 건가, 아니면 단순히 투표율을 못 넘기면 사퇴하는 건가.

▲물론 투표율이 미달하게 되는 데는 여러 원인이 있을 것이다. 거두절미하고 승리하면 시민이 승리하는 것이다. 패배하면 모두가 내 책임이다. 그런 관점에서 투표율이 1/3(33.3%)에 미달돼 개함이 안 되면 내가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투표는 성사되고 질 때도 사퇴하는 건가.

▲다시 한번 분명하게 말하겠다. 투표율이 1/3 도달해 개함한 다음에 지더라도 책임지겠다. 투표율을 못 넘어 개함 안 되는 경우에도 시장직 걸겠다.

-- 한나라당에서 많이 반대했는데 최종적으로 왜 개인이 결단을 내리게 됐나.

▲그동안 당과의 조율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해가 된 분도 있고 끝내 의견을 달리하는 분도 아직 남아있다. 당에서 의견을 달리하더라도 남은 사흘 동안 함께 마음을 모아 투표운동을 열심히 벌이는 것이 민의를 모으는 데 도움 될 것이다.

--어제 한나라당 수뇌부 연쇄 회동에서 협의했다고 들었다. 혼자 단독으로 결정한건가, 아니면 한나라당 내에서 협의 거쳐 나온 결과물인가.

▲미리 입장 정리해 발표하고 싶었으나 당과의 조율, 협의 거치는 과정 때문에 좀 늦어졌다. 실제 많은 분들이 생각이 달라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지금 이 시간까지도 합의가 완전히 이뤄졌다고는 말할 수 없다. 단, 내가 이런 결정할 수밖에 없는 배경에 대해선 충분히 얘기를 했다. 많은 당관계자, 서울시당 소속 의원들과 협의를 거치고 대화하는 과정에서 내 절실한 마음이 일주일 전에 비해 많이 전달된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한나라당과 견해차가 나는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실제로 생각하는 판단의 근거가 다르면 그에 대한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 이번 투표는 원칙과 가치를 지켜내는 투표라 생각한다. 원칙과 가치 지켜내는 데는 희생이 따를 수도 있다. 그런데 이번 주민투표를 원칙과 가치보다는 특정한 정책 사안을 놓고 하는 것으로 의미를 낮추어 보는 견해도 공존하고 있다. 시선 다르기 때문에 그 의미에 대해, 또 그것을 지켜내야 할 가치에 대한 판단도 달라지는 것 같다.

--시민들께 미안하다고 했는데 이게 최선의 선택이라 생각했나.

▲시 복지체계는 어려운 분들에게 혜택 많이 가야된다는 것이다. 허리띠 졸라매고 노력해야하는 것이다. 그런데 전면적 무상급식은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급식비를 한 명당 월 5만원씩 비현실적으로 보조하자는 거다. 기존 서울시의 자립, 자활 복지정책과 어우러질 수 없다. 만의 하나 이번 투표에서 이러한 시도를 막아낼 수 없는 경우에 도달하면 내 철학, 소신과 배치되기 때문에 시의 모든 복지체계가 흔들리는 거다. 그럴 경우 시장직을 계속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하는 고민을 계속 해왔다.

--극단적으로 책임 지겠다고 했는데 주민투표거부운동 측에의 상응하는 책임은 뭐라 생각하나.

▲그들도 함께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은 (그들이) 불참운동 할 때부터 유권자, 시민들도 다 알고 있는 일이다. 반대 진영에서 져야 할 책임에 대해 굳이 내가 언급할 필요는 없고 그들은 역사 앞에 두고두고 책임져야 될 것이다. 직접민주주의, 주민투표나 국민투표 있을 때마다 그들은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게 될 것이다. 아마 그것이 역사 앞에 부끄러운 부분일 것이라 확신한다.

--사퇴하게 된다면 이달 안에 하는 건가, 9월 중에 하는 건가.

▲아직 투표 결과가 나오지 않았는데 투표 결과가 마치 원치 않는 방향으로 가는 것을 가정해 시점까지 말하는 건 이르다. 오늘은 큰 뜻에서 책임지겠다는 말씀만 드리겠다.

--당의 바람 저버린 것인데 남은 사흘간 당에서 도와줄 거라 생각하나. 실망해 더 소극적으로 나올 수도 있나.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 안했나.

▲총력전을 펼쳐줄거라 생각한다. 33.3% 투표율 달성하는 것은 모두가 예측하는 것처럼 결코 쉬운 목표가 아니다. 특히 불참운동 벌이는 와중에 33.3% 달성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고 지난한 목표임이 분명하다. 그래서 한나라당이 함께 최선을 다해줄 것으로 믿는다. 지난 1주일 동안 하루가 다르게 한나라당의 적극적인 투표 운동이 아주 효율적으로, 열정적으로 더욱 강도 높게 이뤄지기 시작했다. 아마 오늘 이후에도 훨씬 더 마음을 모아서 뛰어줄 것으로 확신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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