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영장없이 마약압수, 증거능력 없어”

대법 “영장없이 마약압수, 증거능력 없어”

입력 2011-09-13 00:00
수정 2011-09-13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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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수혐의자 무죄확정 판결

수사관이 마약을 압수하는 과정에서 영장을 발부받지 않고 절차를 위반한 데 대해 법원이 관련 조서의 증거 능력을 전부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중국에서 히로뽕을 다기세트에 숨겨 밀반입한 혐의(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로 구속기소된 임모(45)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마약수사관이 밀수입된 히로뽕을 넘겨받을 사람인 것처럼 가장해 피고인에게서 히로뽕을 건네받고 이를 압수하면서도 사전 또는 사후에 영장을 발부받거나 압수목록을 교부하지 않았다”며 “압수조서는 형사소송법상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된 증거여서 증거능력이 없다고 본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또 “범행사실을 인정하는 피고인의 진술이 기재된 수사보고서엔 진술자의 서명이나 날인이 없어 증거능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임씨는 1999년 3월 중국 칭다오에서 김모씨에게서 히로뽕 256g이 숨겨진 다기세트를 건네받아 중국 민항기 편으로 입국하다 공항에서 잠복수사를 하던 검찰 수사관과 정보원에게 다기세트와 히로뽕을 넘겼으며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임씨는 심부름만 했을 뿐 히로뽕이 들어 있는 줄 몰랐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1심은 임씨에게서 히로뽕을 넘겨받은 검찰 수사관의 수사보고서와 법정 진술을 주요 증거로 인정해 징역 2년6월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는 “검찰의 압수조서와 수사보고서는 적법한 절차를 위반해 증거능력이 없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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