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에게 십수억원의 금품을 줬다고 주장한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이 “신 전 차관이 상품권 등 5000만원어치를 청와대 관계자와 여권 실세 등 두 사람에게 전달하겠다며 가져갔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정권의 도덕성에도 적잖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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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철 SLS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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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철 SLS그룹 회장
이 회장은 22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신 전 차관에게 2008년 추석에 3000만원, 2009년 설날에 2000만원어치의 상품권을 건넸다.”면서 “당시 신 전 차관이 ‘임재현 당시 대통령 수행비서(현재 청와대 정책홍보비서관),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 등 정권 핵심 인사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해서 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은 다만 “실제로 그 사람들에게 상품권이 전달됐는지는 확인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또 박영준(52)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국무총리실 차장으로 재직할 당시 “총리실 박 차장 쪽에서 우리 회사에 ‘일본 출장을 가니 접대를 해달라’는 전화가 왔다. 내가 ‘박영준이 누구냐’고 했더니 우리 직원이 ‘정권 최고 실세’라고 해서 접대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전 차관 쪽에 400만~500만원을 접대했고, 그 기록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금품을 건넨 시기와 액수, 정황에 대해 일부는 구체적인 주장을 펴고 있지만 결정적인 물증은 공개하지 않고, “검찰에서 내놓겠다.”고 말했다.
오이석·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2011-09-23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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