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타고 수산시장 방문..지하철로 출근
새벽 노랑진수산시장 방문, 지하철 타고 시청사로 출근, 민원실부터 둘러보고 저녁에 또 민생현장 방문…
범야권 후보로 서울시장에 당선된 박원순 시장의 취임 첫날 행보는 가히 파격적이었다.
우선 당선된 뒤 첫 공식일정으로 민생현장을 챙긴 점이 정치인 출신인 이전 시장들과 차별화되는 대목이다. 박 시장은 27일 오전 6시30분 방배동 자택에서 비서 2명과 함께 택시를 타고 노량진수산시장을 방문했다. 시장 방문을 마치고선 4호선 동작역으로 가 지하철을 타고 시청사로 출근했다.
대중교통 수단인 택시와 지하철을 이용해 이동한 점도 민생 행보의 연장선으로 이전 민선 시장들이 선거 다음날 고급 승용차 편으로 첫 공식일정 장소인 국립현충원으로 향했던 것과는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박 시장은 이번 보궐선거 차량유세를 하면서 당선되면 지하철 등 대중교통으로 출근하겠다고 거듭 밝혔던 ‘공약’을 곧바로 실행한 셈이다.
시청에 출근해서도 맨먼저 들른 곳은 시장실이 아니라 종합민원실이었다. 통상 시청사로 출근한 뒤 곧장 집무실로 올라갔던 이전 시장들과는 달리 민원실부터 찾아 시민, 직원들과 대화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4급 이상 서울시 간부 200여명과 가진 상견례 역시 부드러웠다. 직원들이 도열해 일어서있자 박 시장은 웃으며 “아~앉아계세요”라며 긴장을 풀어주려 애쓰며 인사하는 직원들의 업무에 일일이 관심을 표명했다.
이전 시장들이 시장당선증을 직접 가서 받았던 전례를 깨고 측근을 시켜 대신 받도록 한 점도 이례적이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박 시장은 시정현안 보고도 월동대책, 서민복지, 무상급식 등 민생과 관련된 사안을 먼저 챙겼다.
오후에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등 야당을 예방하고 민생현장 방문을 이어간다.
시청 관계자는 “정치인 출신이 아닌 시민운동가 출신 시장이 처음으로 시정운영을 맡은 터라 낯설고 긴장된다”면서도 “권위를 타파하는 박 시장의 서민 행보는 시민시장의 시정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권변호사에서 시민운동가로 변신했던 박 시장. 그의 인생 이력이 향후 시정 운영에 미칠 파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그의 서울시장 취임 첫 날은 이렇게 흘러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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