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통령, 노무현 따라해놓고 ‘최초’라고 주장”

“이대통령, 노무현 따라해놓고 ‘최초’라고 주장”

입력 2012-01-10 00:00
수정 2012-01-10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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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 출간

 “내가 남편에게 야단칠 일을 가지고 국가가 왜 나서서 야단인지 모르겠다.”

 2007년 ‘신정아 사건’으로 세인들 입에 오르내린 변양균(63)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전한 아내의 반응이다. 사건 이후 침묵했던 변 전 실장이 ‘노무현의 따뜻한 경제학’(바다출판사 펴냄)을 내놨다. 여기서 신정아 사건에 대해 처음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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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씨 연합뉴스
변양균씨
연합뉴스
 변 전 실장은 신정아 사건 내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하거나 변명하지는 않는다. 다만 “나의 불찰이고 뼈아픈 잘못이었지만, 그 결과가 그리 참혹할 줄 몰랐다는 것이 더 큰 불찰이고 잘못이었다.”면서 “그런데 대통령과 내가 몸 담았던 참여정부에 그토록 큰 치명타가 될 줄은 몰랐다.”고 언급했다. “정치적 사건으로 그처럼 악용될 줄은 상상도 못했던 일”이란 주장이다.

 검찰 수사와 언론 보도에 대한 강한 불만도 드러냈다. 검찰이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아내와 아들까지 소환”했을 뿐 아니라 “여든 넘은 집안 할머니도 불렀다.”고 했다. 또 수십명의 검사와 수사관이 투입된 것을 두고 “국가 반역죄라 해도 그렇게 많이 동원될까.”라고 물었다. 권력을 남용하고 뇌물을 받았다는 언론보도에 대해서도 “근거없는 소설”이라 일축했다. “법원에서 신정아씨와 관련된 문제 모두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고, 의혹은 “누명과 억측”에 불과했다고 강조했다.

 책을 쓴 이유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참회다. 변 전 실장이 사표를 내던 날, 정치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이, 다음날 권양숙 여사가 아내를 따로 불러 따뜻하게 위로해준 사실도 밝혔다. 서민과 경호원들에게 불편을 줄까봐 ‘서민 배려 쇼’를 절대 거부하고, 헬기를 이용하고, 지하주차장을 이용했던 모습도 그렸다. 또 국무회의 때 직접 커피를 타 마시며 주변 사람들과 친근하게 소통했던 노 전 대통령에 대한 기억도 전했다. “나중에 이명박 대통령이 똑같이 따라하면서, 역대 대통령 중 처음이라고 홍보한 걸 봤다.”는 언급과 함께.

 그랬던 노 전 대통령이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는 “아내에게야 평생 사랑으로 대신할 길이 있겠지만, 먼저 가신 노무현 대통령께는 참회할 방법이 없게 됐다.”고 했다. 2008년 3월 무죄 판결을 받은 뒤 봉하마을로 오라는 전갈을 받았으나 “도저히 뵐 낯이 없어”서 가질 못했다. 그러다 기회를 놓쳤다. 해서 참회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가 택한 것이 ‘노무현 정부가 경제를 망쳤다.’는 비판이 잘못됐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2003년부터 2007년까지 기획예산처 장관, 청와대 정책실장 등을 지내면서 노무현 정부의 경제사회정책을 추진했으니, 이 부분 또한 잘 해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그는 홈페이지(www.변양균.com)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겠다는 뜻도 나타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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