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난신고” 발뺌하다 CCTV 얘기에 “음주” 실토
지난 27일 오전 4시께 서울 올림픽대로 영동대교에서 성수대교 방면으로 약 100m 떨어진 지점에 교통사고가 났다는 신고가 들어와 경찰이 출동했다.당시 현장에는 앞뒤가 크게 망가진 아반떼 승용차가 1,2차로를 옆으로 가로막고 서 있었으며, 차 파편이 50m 멀리까지 흩어져 있었다.
하지만 정작 사고를 당한 운전자는 ‘증발’한 상태였다. 차 앞유리도 멀쩡해 운전자가 튕겨나간 것으로도 보기 어려웠지만 주변을 수색해도 사망자나 부상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경찰은 일단 이 차량이 중앙분리대 화단을 들이받으면서 사고가 난 것으로 보고 우선 차적을 조회해보고 나서 차주인 회사원 정모(30)씨를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이날 오전 8시께 경찰에 불려온 정씨는 “내 차는 도난신고된 상태다. 나는 이 시간대에 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정씨의 행동을 수상히 여긴 조사관이 CCTV를 한번 확인해보자고 떠보자 정씨는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정씨는 “5분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말하더니 곧 말을 바꿔 “친구랑 술을 마시고 집에 가려고 운전하다가 사고가 났다. 음주로 처벌받을 것 같아서 도망갔다”며 고개를 숙였다.
사고 발생 4시간이나 지난 시점이었지만 혈중 알코올농도를 측정해본 결과 면허 취소 수치에 육박하는 0.096%가 나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혐의로 정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만취상태에서 판단력이 흐려져 사고를 내고 허위진술까지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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