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왜 총기사건 많이 일어나나

한국계, 왜 총기사건 많이 일어나나

김상연 기자
김상연 기자
입력 2012-04-04 00:00
수정 2012-04-04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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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오클랜드 오이코스대학 총기 난사 사건 용의자의 한국 이름이 당초 알려진 ‘고원일’이 아니라 ‘고수남’이며 1968년생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3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주재 한국총영사관이 밝혔다. 고씨는 22세인 1990년 미국에 입국했으며, 2000년에 시민권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2일(현지시간) 한국계 미국인 고수남씨의 총기난사로 아수라장이 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이코스 신학대학 뉴스Y 캡처
2일(현지시간) 한국계 미국인 고수남씨의 총기난사로 아수라장이 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오이코스 신학대학
뉴스Y 캡처


 피해자 가운데 한국계는 그레이스 김(24·한국명 김은혜)과 리디아 심(21·심현주) 등 여성 2명으로 모두 미국 시민권자인 것으로 잠정 확인됐다. 희생자들의 국적은 한국, 나이지리아, 네팔, 필리핀 등이며 여성 6명, 남성 1명이고, 연령은 21∼41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직원 1명을 빼고는 모두 학생들이다.

 한편 미국에서 한인의 총기 난사 사건이 잊을 만하면 일어나는 근본적 원인에 대해서도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른 아시아계와 비교하면 한인의 총격 사건이 빈번한 편에 속한다. 특히 한국계 미국인(250만명)에 비해 중국계 미국인(380만명)의 숫자가 훨씬 많지만, 상대적으로 중국계의 대형 총기 난사 사건은 근래에 별로 발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한국인 특유의 높은 자존심이 총격 사건을 간접적으로 촉발하는 요인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버지니아한인회 홍일송 회장은 “조승희 사건과 이번 사건의 근본 원인이 같다고 본다.”면서 “이민 1세대 부모가 2세대 내지 1.5세대 자녀에게 아이비리그에 진학해서 의사나 변호사가 돼야 한다고 한국식 사고로 압박하는 게 미국식 사고를 접한 자녀의 사고 방식과 충돌하면서 갈등이 유발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정범 워싱턴한인회장도 “한인은 스스로에 대한 기준이 높다.”면서 “음식점에서 중국계 종업원과 똑같은 일을 하면서도 한인은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높고 신분상승 욕구가 더 강하기 때문에 그것이 자녀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계 언론인 A씨는 “한인 상점에서 물건 값이 비싸다고 불평하자 한인 주인이 버럭 화를 내며 ‘우리 가게는 싸구려 파는 데가 아니다’라고 소리쳐 당황한 경험이 있다.”면서 “한인이 자존심이 매우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총기 난사 사건도 고씨가 평소 학교 교직원과 학생들에게 수모를 당했다고 느낀 게 원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물론 지나친 일반화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홍 회장은 “한인의 미국 이민사는 1970년대부터 본격 시작된 반면 중국은 최소 15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만큼 단순 비교는 적절치 않다.”면서 “1.5세대 이상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에서 나타나는 일시적 문제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중국계 언론인 B씨도 “일부 한인이 저지른 문제를 한인 전체의 특성으로 연결짓는 건 비과학적”이라면서 “개인의 정신적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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