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낙지 질식사’ 남자친구 ‘기소’…검찰 수사결과 ‘충격’

‘산낙지 질식사’ 남자친구 ‘기소’…검찰 수사결과 ‘충격’

입력 2012-04-12 00:00
수정 2012-04-1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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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산낙지를 먹다 질식사한 것처럼 가장해 여자친구 Y(21세)를 살해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이른바 ‘산낙지 살인사건’ 피해자의 남자친구 K(30세)를 살인과 사문서 위조·행사, 보험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K씨가 살인혐의로 기소된 것은 이른바 ‘산낙지 질식’ 사건이 발생 2년만이다.

12일 인천지검 형사4부(부장검사 배성범)에 따르면, K씨는 지난 2010년 3월 25일 여자친구 Y(21세)를 사망보험금 2억 원의 보험에 가입케 한 후, 같은 해 4월 12일 보험수익자를 법정상속인에서 피고인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보험계약 변경신청서를 위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조사결과, K씨는 2010년 4월 19일 피해자와 모텔 투숙 후 불상의 방법으로 피해자의 입과 코를 막아 질식시켜 뇌사상태에 빠뜨리고, 살해한 뒤, 같은해 5월 13일 보험회사에 피해자가 낙지 취식 중 기도가 막혀 질식사한 양 가장하고 사망보험금을 청구해 총 2억 51만 원을 수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사건 초기에 일반 변사사건으로 처리되고 사체가 화장되는 등 직접 증거가 없어 수사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으나, 피해자의 보험가입과 사망과 관련한 간접증거들을 철저히 수집, 분석하고 과학적 감정 등을 통하여 아래와 같이 범행 전모를 확인했다.

검찰은 K씨가 실손보험이 아닌 고액의 사망보장 보험 가입을 주도했으며, 피해자 사망 전에 부과된 2회의 보험료도 피고인이 납부한 점을 파악했다.

또 피고인이 보험가입 직후 수익자 변경에 착수해 사건 7일 전에 보험계약 변경신청서를 위조했으며,K씨는 일정한 직업이 없는데도, 여자친구의 보험료를 대신 내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사망원인도 낙지와는 무관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K씨가 피해자가 산낙지를 먹던 중 질식하여 사망했다고 주장하나, 응급구호 및 진료내역 조사와 정밀감정 결과 피해자의 기도에서 낙지가 발견되지 않았고 낙지는 피해자 사망과 무관하다고 결론냈다.

K씨가 사건 후부터 현재까지 피해자 기도를 막은 것이 통낙지인지, 낙지 다리인지에 대한 진술을 수시로 바꾸고 있어 신빙성이 없고, 피해자의 치아 상태, 사건 후 진료내역, 다수 관계자 진술과 부합하지 않았다.

특히 피해자의 병력, 진료내역 등에 비추어 구토나 심근경색 등 다른 원인으로 사망하였을 가능성이 없는데다가, K씨의 사인에 대한 주장이 허위로 판명됐고, 사건 직전 보험수익자 변경 서류를 위조한 점, 거액의 보험금을 편취한 점, 위와 같은 살해 동기 등을 종합하여 살해 혐의가 인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계약 변경신청서도 위조된 것으로 검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K씨가 “피해자가 부모와 사이가 좋지 않아 수익자를 자신으로 변경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검찰 조사결과 전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대검 디지털포렌식센터(DFC)에서 보험계약 변경신청서 및 필기구, 필체 등을 감정한 결과 핵심 부분이 피해자의 필체가 아닌 모방필체로 드러나는 등 위조된 것으로 판단됐다.

또 보험사 관계자에 대한 법최면검사 등을 통해 ‘수익자 변경 절차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피고인의 변명이 허위이며, 이미 위조된 신청서를 친족을 통해 보험사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수사 검사가 직접 공판을 진행하기로 하는 등 공소가 유지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검찰 관계자는 “인천지검은 이 사건이 살인사건으로 악성 보험사기에 이용된 점을 중시하고, 그 사회적 파장이 큰 점과 엄단 필요성을 고려해 기소 후 수사검사가 직접 공판을 수행하는 등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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