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퇴출후 첫날 비교적 ‘차분’…노인들 “피같은 돈인데” 하소연

저축은행 퇴출후 첫날 비교적 ‘차분’…노인들 “피같은 돈인데” 하소연

입력 2012-05-07 00:00
수정 2012-05-07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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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4곳에 대한 영업정지 이후 첫 영업일인 7일 오전 우려와는 달리 서울 강남구 대치동 솔로몬저축은행 본점은 비교적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주말 금융위원회의 발표로 업계 1위인 솔로몬을 비롯해 한국, 미래, 한주 등 4개 저축은행의 영업이 6일 오전 6시부터 정지됐다.

앞서 지난 3일과 4일 미리 소식을 접한 예금자들이 솔로몬저축은행에 몰려 접수대기표 번호가 1100번까지 찍히면서 결국 발급이 중단되는 소동이 벌어진 뒤다.

이날 은행을 찾은 예금자들은 60대 이상 고령자들로 노후자금이나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돈을 넣었다가 뒤늦게 소식을 접하고 찾은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른 아침부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은행을 찾은 일부 예금자들은 ‘예금자 설명회’ 안내문을 나눠주는 직원들의 설명을 듣고 이내 발길을 돌렸다.

사위가 알려줘서 찾아왔다는 심모(67·여)씨는 “젊었을 때부터 커피 한 잔 안 마셔가며 가며 모아둔 피같은 돈인데 정부가 대책없이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서민들은 누굴 믿어야 하느냐”고 호소했다.

자영업을 하는 김대한(68)씨는 “부인과 둘 다 몸이 안 좋아 병원비로 쓰려고 했던 돈”이라며 “인근에서 경비일을 하면서 가장 튼튼하다는 정보를 듣고 넣었는데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하소연했다.

김명자(64·여)씨는 “아들 장가보낼 돈인데…. 일단 2000만원이 가지급되니 그거라도 찾을 생각에 왔다”며 “솔로몬은 워낙 커서 다른 곳에 합병될지 모르겠다”고 기대했다.

이런 가운데 한켠에서는 다른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등도 경험했다며 걱정할게 없다고 서로를 안심시키기도 했다.

김모(67)씨는 “가지급금을 받으면 이자를 받을 수 없기 때문에 손해”라며 “삼화저축은행 때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정상엽업이 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라고 말했다.

자영업자 윤모(42)씨는 “예금자보호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후순위 채권자는 채권만기가 도래하지 않아 돈을 찾을 수 없다. 무조건 법적으로 안 된다고 하면 어쩌느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솔로몬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앞으로 설명회를 개최하고 10일부터 가지급금을 지급하는 것 외에 현재까지 별다른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이번에 영업이 정지된 4개 저축은행의 예금은 총 7조4400억원, 예금자는 36만8000여명으로 원금과 이자를 합쳐 5000만원 이하 예금은 전액 보호된다.

하지만 5000만원 초과 예금자나 후순위채권 투자자의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4개 저축은행의 5000만원 초과 예금자는 8101명, 초과금액은 121억원이다. 후순위채 투자자는 7200명, 투자액수는 2246억원에 달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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