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탈주과정 대응 총체적 문제

경찰 탈주과정 대응 총체적 문제

입력 2012-09-24 00:00
수정 2012-09-24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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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범 취급… 근무 태만… 검문 허술… CCTV 미공개

최갑복씨의 탈주 사건에 대한 경찰의 대응에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2년전 호송 중 탈주한 전력이 있는데도 특별관리를 하지 않고 잡범 취급하며 허술하게 관리해 도주의 빌미를 제공했다. 유치장 근무자의 근무 태만은 물론 검문검색도 허술했다. 최씨가 탈주하던 시간에 유치장 근무자 2명은 면회실과 유치장 안 책상에서 모두 잠을 자고 있었다. 또 유치장 복무실태와 유치인 수를 확인해야 하는 상황부실장도 탈주 발생 1시간 뒤 유치장을 돌아봤으나 탈주 사실을 몰랐다. 탈주 2시간 40분 뒤에 아침 배식을 하다 탈주사실을 확인했다. 최씨도 탈주 과정에서 어떤 검문도 받지 않았음을 시인했다.

탈주 뒤 경찰의 후속조치도 도마에 올랐다. 최씨는 유치장을 빠져나온 뒤 방향감각이 없어 대구 동구 일대를 뱅뱅 돌다가 다시 동부서를 마주하기도 한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밝혀졌다. 최씨가 동부서 앞에 다시 나타날 정도로 주변을 배회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더구나 최씨가 탈주한 날 오후 10시 13분 훔친 승용차로 청도IC를 통과한 것으로 밝혀져 경찰이 동대구IC 등 고속도로 주변도 통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최씨가 청도에서 경찰 초소를 본 뒤 차를 버리고 인근 산으로 달아난 17일부터 경찰은 수천명의 인원과 헬기, 군견, 경찰견을 동원해 일대를 수색했다. 하지만 최씨는 다음 날 이미 경찰의 포위망을 벗어나 밀양에서 배회하고 있었다.

여기에다 경찰이 최씨의 유치장 도주 상황이 포착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해 의혹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CCTV에 나타난 근무자들의 복무기강 해이 실태가 경찰의 공식 발표보다 훨씬 심해 경찰이 영상 공개를 꺼린다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탈주과정의 의혹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최씨에 대한 현장검증 실시 여부에 대해 오락가락하고 있다. 수사본부의 한 간부는 “수사상황을 봐 가며 현장검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으나 또 다른 간부는 “CCTV가 있는 만큼 현장검증이 필요없다.”고 지적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2012-09-24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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