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 세관장에 심갑영씨 대전 세관장에 김현정씨
관세청 개청 43년 만에 처음으로 여성 세관장이 나왔다. 8일자 인사에서 안양세관장에 임명된 주인공 심갑영(왼쪽·53) 서기관은 여성 공무원들에게 “여성으로 생각하지 말고 일하라”고 조언했다. 또 “공직에서 여성은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다양한 업무를 경험하지 못하고, 그 결과 편안한 업무만 선호하게 된다.”면서 “일을 두려워하지 말고 기회가 주어지면 기꺼이 즐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 신임 세관장은 1977년 대학 입시에 실패한 뒤 9급 공채로 공무원이 됐다. 그러나 공부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넉넉하지 않은 가정의 5남매 중 장녀여서 학비부담이 적은 방송통신대를 다녔다. 마산세관에 근무하던 1981년에는 대학입시에 응시, 다시 성균관대 영문학과에 합격했다. 하루 두세 시간 쪽잠을 자면서 학업을 병행했지만 결국 1학기를 마치고는 휴학해야 했다. 그러나 다행히 이듬해 서울세관으로 발령나면서 1985년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1987년에는 ‘영어 잘하는 공무원’으로 선정돼 파격적으로 본청으로 발령, 국제기구 업무를 수행했다.
한편 관세청은 이번 과장급 인사에서 심 세관장과 함께 심사정책국 세원심사과 김현정(오른쪽·34) 서기관을 대전세관장에 임명했다. 행시 46회인 김 세관장은 통관기획과와 서울세관 납세심사과장 등을 거치며 기획력과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2012-10-08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