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댄스 박사’ 최종환 교수
헐렁한 힙합 바지에 삐딱하게 얹어 쓴 검은색 야구모자. 누가 봐도 교수보단 스트리트 댄서 이미지를 떠올리게 되는 최종환(34) 서울예술종합대학교 무용예술학부 교수가 최근 우리나라 대중문화 알리기에 독특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 여러 국제 학회에 초청돼 한국식 댄스문화를 소개하며 화제가 됐다. 최 교수는 지난 3월 힙합 댄스를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아 이목을 끈 원조 힙합댄서다.최종환 교수
“학계에서는 힙합 댄스라는 다소 생소한 연구 주제를 흥미롭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물론 일부에서는 ‘어디 딴따라가 감히’라는 시선도 있습니다. 마치 계급사회인것처럼 스트리트 댄스가 천대받을 때마다 마음이 아프죠. 하지만 이미 스트리트 댄스가 대중문화를 이끄는 동력이 됐다는 점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제도권에서 스트리트 댄스의 가치를 알리고 스트리트 댄스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는 게 제 꿈입니다.”
최근 최 교수는 그가 16년을 이끌어 온 엔와이댄스 팀 동료과 제자들은 스트리트 댄스의 움직임에 메시지나 주제의식을 담는 색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얼핏 보면 현대 무용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분명 스트리트 댄스다. 스트리트 댄스의 전형성을 깨뜨리면서 ‘자유’라는 진정한 스트리트 댄스의 정신을 보여주고 있는 셈. 기술을 떠나 대중들과 함께 즐기는 춤을 추구하기도 한다. 5년 전부터 일반인들과 함께 즐기는 스트리트 댄스 행사 ‘퍼포먼스 더 이어’를 열어 온 것도 같은 이유다.
“어떤 춤 장르든 대중에게서 멀어지거나 스스로 진화하지 않으면 사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틀을 깬 자유로움과 다양성을 연구해 나가면서 스트리트 댄스의 발전을 고민해 보는 거죠.”
명희진기자 mhj46@seoul.co.kr
2012-12-11 2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