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 살리려 했는데…” 현장실습 고교생 실종자

“전공 살리려 했는데…” 현장실습 고교생 실종자

입력 2012-12-15 00:00
수정 2012-12-15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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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선박사고서 고등학생 3명 중 혼자 실종

지난 14일 울산 앞바다에서 발생한 콘크리트 타설 작업선의 전복 사고 실종자 명단에는 현장실습을 나왔던 고등학생 홍모(19)군이 포함돼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전남의 한 전문계 고교 3학년인 홍군이 다른 동급생 2명과 울산으로 온 것은 지난 10월22일.

울산항 북방파제 제3공구 축조공사를 담당하는 석정건설에 졸업생이 대리로 근무하는 인연으로 소개받아 현장 일을 배울 수 있는 기대감에 차로 4시간 가까이 걸리는 거리를 찾아왔다.

홍군은 다른 동급생들과 함께 배에서 타설 작업의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하는 일을 했다고 학교 측은 15일 밝혔다.

학생들은 울산 울주군 온산읍 덕신리의 회사 숙소에서 공사 현장까지 이동해 매일 7시간 정도 일했다.

부산으로 현장실습을 갔던 동급생 2명이 최근 울산으로 오면서 총 5명이 함께 생활하며 식사는 대부분 배에서 해결했다. 이들 중 사고 당일 배에 탄 학생은 홍군 등 3명이다.

지난 두달간 고향에 갔다 온 것은 1번 정도. 힘든 적도 있었지만, 학교에서 배운 컴퓨터 관련 전공을 살릴 수 있다는 만족감에 열심히 일했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전했다.

홍군이 다니는 학교의 교감은 “사고 이후 같이 배를 탔던 다른 학생들은 모두 연락이 됐는데 홍군만 연락이 안 돼 막막했다”며 “착실한 아이였기 때문에 꼭 돌아오라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4일 오후 7시10분께 울산시 남구 용연동 앞 0.9마일 해상에서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항타선 석정36호의 대형 설비가 넘어지면서 이 배에 타고 있던 홍군 등 고등학생 3명과 근로자 등 21명이 바다에 빠졌다.

현재까지 홍군을 뺀 나머지 고등학생 2명과 근로자 등 12명은 구조됐고 6명은 사망, 홍군을 포함한 6명은 실종된 상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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