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눈에 비친 대선풍경
온 나라가 대통령 선거로 떠들썩하다 보니 투표권이 없는 외국인들도 모였다 하면 선거 얘기다. 다른 정치 체제, 다른 문화에서 성장한 이들은 한국의 대선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선택의 날을 하루 앞둔 18일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일본인 간노 에리(왼쪽부터), 아리마 사야카, 요코타 아카리가 서울신문 정치면 기사를 읽으며 이상적인 대통령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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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스트 한국 특파원인 영국인 대니얼 튜더가 18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 카페에서 진지하게 대선 관련 기사를 읽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한국 남자와 결혼한 일본인 3인방 간노 에리(28), 아리마 사야카(31), 요코타 아카리(30)는 “한국과 일본의 선거 풍경은 극과 극”이라고 입을 모았다. 간노는 “일본은 조용하고 음악(로고송)도 없는데 한국은 노래하고 춤추는 게 마치 축제 같다.”고 했다. 요코타는 “정치에 무관심한 일본 또래들과 달리 한국은 젊은 층도 SNS를 이용해 투표를 독려해 놀랐다.”고 설명했다. 아리마는 “곧 아기를 낳는데 밝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대통령이 힘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국 테네시 출신의 마이클 코리스(25)는 “똑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같은 춤을 추길래 깜짝 놀랐다.”면서 “후보의 정보를 알린다는 측면에서는 좋은데 운전할 때는 살짝 거슬리더라.”고 말했다. 그는 “전체 득표가 많아도 떨어질 수 있는 미국의 선거인단 방식과 달리 한국은 국민 개개인의 표를 모두 합산하는 방식이어서 색다르다.”고 했다.
한국의 정치적 자유와 선거권이 그저 부러운 외국인들도 있었다. 지난해 3월 한국에 들어온 중국인 K(27)씨는 “반장 선거 외에 투표라는 걸 해본 적이 없는데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면서 “중국은 직접 투표제가 아니며, 정권교체 없이 공산당에서 사람만 바꿔 계속 통치한다.”고 말했다. 대선 TV토론을 패러디한 콩트를 봤다는 그는 “솔직히 이렇게까지 해도 되나 싶어 충격을 받았다.”면서 “중국은 정치 풍자를 하면 감옥에 간다.”고 귀띔했다. K씨는 “투표 안 하겠다는 한국 친구들이 있던데 배부른 소리”라면서 “내일 동네 투표소에 가서 사람들이 선거하는 모습을 구경할 것”이라며 눈을 빛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2012-12-19 9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