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자녀 1차부양자는 부모 아닌 배우자”

“기혼자녀 1차부양자는 부모 아닌 배우자”

입력 2012-12-31 00:00
수정 2012-12-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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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아들 간호비, 며느리에 청구 가능” 원심 깨고 파기환송

정모(67)씨의 아들 안모(44)씨는 2006년 11월 교통사고로 머리를 크게 다쳤다. 경막외 출혈, 두개골 골절 등으로 대수술을 받고 3년여 동안을 의식불명 상태로 있다가 2009년 12월 깨어났다.

그 사이에 들어간 입원비·수술비는 물론이고 이후 재활 치료비 등 1억 6400여만원의 비용 전액을 정씨가 댔다. 하지만 정씨는 보험사로부터 8000만원밖에 못 받았고 나머지 금액 8400여만원을 며느리 허모(41)씨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며느리는 이를 거부했다.

대법원 3부(주심 민일영)는 정씨가 며느리 허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0일 밝혔다.

재판부는 “혼인한 자녀의 경우 그 배우자가 1차 부양 의무자이고 부모는 2차 부양 의무자”라면서 “부모가 성년이 된 자녀의 병원비를 내는 등 대신 부양했을 경우 1차 부양 의무자인 배우자에게 소요된 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는 혼인한 자녀의 부양 의무자를 명시한 첫 판결이다.

재판부는 이어 “배우자가 부양 의무를 다하지 않아 이행 지체에 빠졌거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과거 부양료까지 청구할 수 있다.”면서 “재산상태와 경제적 능력, 혼인생활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환 의무가 있는지 여부와 범위를 다시 판단하라.”고 덧붙였다. 앞서 1, 2심은 “정씨는 자신의 부양의무를 이행한 것이지 배우자 허씨의 의무를 대신한 것이 아니다.”며 며느리의 손을 들어줬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2012-12-3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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