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서 절도피의자 수갑서 손 빼 도주

파출소서 절도피의자 수갑서 손 빼 도주

입력 2013-01-28 00:00
수정 2013-01-28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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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영대 사건 한 달 만에” 또 달아나고통 호소에 옷 위에 수갑채워경찰 “사용 매뉴얼 안 지켜”

‘노영대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에 또다시 경찰 조사를 받던 피의자가 달아나 경찰의 안이한 피의자 관리가 도마위에 올랐다.

◇절도 피의자 체포에서 도주까지

강모(30·전과 6범)씨는 28일 오전 3시15분께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 E 식당 앞에서 주차된 승용차 문을 부수고 손가방과 휴대전화 등 80여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그는 이를 목격한 시민과 경찰에게 붙잡혔고, 곧바로 담당 전주 효자파출소로 인계돼 수갑이 채워진 채 조사를 받았다.

강씨는 도주 10분 전까지 파출소 화장실을 세 차례나 들락거렸고, 경찰은 강씨의 네 번째 요구는 들어주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강씨는 오전 4시30분께 ‘오른손에 찬 수갑이 조여 손이 아프다’고 고통을 호소했고, 경찰은 수갑을 왼손 티셔츠 위에 옮겨 채웠다.

강씨는 수갑이 옷 위에 채워지자 그 여유 공간을 이용해 수갑에서 손을 빼냈고, 이날 오전 6시58분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겉옷과 신발을 벗어 놓은 채 현관문을 열고 쏜살같이 달아났다.

강씨가 달아난 지 5초 만에 파출소 안에 있던 경찰관 5명이 쫓아갔지만, 그는 이미 파출소 인근의 전통시장으로 몸을 감춘 뒤였다.

당시 경찰관 2명은 파출소 조사실에 있었다. 나머지 3명은 청소와 잡무 등으로 도주 장면을 직접 목격하지 못했다.

강씨는 도주 당시 몸을 낮춰 경찰관들의 시선을 피했고, 경찰은 강씨를 목격한 시민의 제보에 따라 도주로를 샅샅이 뒤졌지만 7시간이 지난 오후 2시까지 종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 ‘노영대 사건 실수’ 되풀이

강씨의 도주과정에서 경찰은 ‘노영대 사건’ 당시 저질렀던 실수를 고스란히 되풀이했다.

성폭행범 노영대(33)는 지난해 12월20일 경기 일산경찰서에서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수갑에서 손을 빼고 달아났다가 엿새 만에 붙잡혔다.

경찰은 노영대 사건이 발생하자 ‘도주방지 매뉴얼’까지 만들어 현장 직원 교육에 나섰다.

당시 전북경찰청도 이와 관련,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미 여러 차례 도주방지 교육을 했다.

교육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살인, 강도, 강간, 절도 등 강력범에 대해서는 이동할 때 수갑과 포승을 동시에 사용해야 한다.

또 수갑 사용 매뉴얼도 세분화해 손목 굵기에 따라 채워야 하는 수갑 톱날 수를 정해놨다.

손목 굵기에 비해 손이 작은 피의자가 수갑을 쉽게 풀지 못하도록 톱날의 수를 조정하고 수시로 수갑 상태도 확인해야 한다.

특히 도주 가능성이 큰 강력범은 수갑을 뒤로 채우도록 했다. 뒤로 채우면 앞으로 채우는 것보다 거동이 불편해 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특수절도 등 전과 6범인 강씨에게는 관련 범죄로 2건의 수배까지 내려진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경찰은 강씨의 왼손 셔츠 위에 수갑을 채웠다. 이는 매뉴얼의 내용을 완전히 무시한 것이다.

이 때문에 경찰은 현장 교육이 형식적으로 이뤄졌다는 비난이 쏟아질 것으로 우려,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경찰 수사 상황

현재 경찰은 전북 15개 경찰서에 긴급수배를 내리고 500여명의 경력을 투입해 강씨를 뒤쫓고 있다.

강씨는 달아났을 당시 초록색 등산용 티셔츠와 등산용 바지를 입었으며 양말만 신고 있었다.

경찰은 결정적인 제보를 하는 사람에게 신고보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목격자는 전주 완산경찰서(☎ 063-280-0112, 280-0143)로 제보하면 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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