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들 하루에 수십번 욕설… 우린 ‘개XX’ 아닌 누군가의 딸”

“민원인들 하루에 수십번 욕설… 우린 ‘개XX’ 아닌 누군가의 딸”

입력 2013-03-22 00:00
수정 2013-03-22 00:1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다산콜 김연희 팀장이 말하는 상담원의 애환

“우리가 외계에서 온 별종입니까. 콜센터 상담원도 사람입니다. 누군가의 누나이거나 동생, 딸일 수 있는데 ‘개XX’ 같은 욕을 아무렇게나 하는 분이 있습니다. 우리를 누군가의 가족으로 생각하고 따뜻하게 대해 주세요.”

21일 차분한 어조로 상담원들의 애환을 설명하던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김연희(45·여) 팀장의 눈가가 잠시 파르르 떨렸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그는 서울시 공무원이 아니다. 민간 업체에 소속된 직원이다. 하지만 공무원과 마찬가지로 시민들에게 각종 생활 정보와 편의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전화번호나 세금납부 방법 등 수많은 질문에 성실히 답변해야 한다. 그런데 콜센터 업무 성격상 악성 민원인을 자주 대할 수밖에 없다. ‘개XX’, ‘씨XX’, ‘개 같은 X’ 같은 욕설은 그나마 너무 많이 들어 듣기 편한 욕설이라고 했다. 김 팀장은 “정말 심한 말을 하는 민원인 중에는 ‘성기를 찢어서 죽여 버리겠다’거나 대놓고 ‘나하고 한번 자자. 신음 소리 한번 내봐라’고 희롱하는 분도 있다”면서 “대부분 취한 상태에서 아무런 이유도 없이 불쑥 말하기 때문에 무방비로 들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6월 욕설과 성희롱 등 언어폭력에 대응하는 매뉴얼을 마련한 이후 악성 민원인은 다소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2286건에서 하반기 1448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927건으로 줄었다. 하루 평균 31건 정도다. 김 팀장은 “얼마 전 심각한 악성 민원인에게 법원이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간 뒤로 언어폭력은 더 많이 줄었다”면서 “어제는 전날 술에 취해 욕설을 퍼붓던 민원인 2명이 ‘죄송하다’고 사과 전화를 해 언론과 법의 위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고질적인 언어폭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적게는 6~7차례, 많게는 수십 차례 전화를 걸거나 2~3시간씩 전화기를 붙잡고 괴롭히는 민원인도 있다. 매뉴얼에 따라 전화를 끊거나 법적 대응 경고를 하지만 이미 들어버린 욕설과 폭언은 상담원들의 가슴을 메마르게 한다. 500여명의 상담원 가운데 일주일 평균 9~12명이 콜센터 내 전문가에게 심리상담을 받는다. 만취 상태의 장시간 통화(24%), 폭언·욕설·협박(13%)만큼 시와 무관한 반복 민원(40%)도 그들을 지치게 한다. 김 팀장은 “가족에게 전화할 때처럼 기본적인 전화예절을 지켜 준다면 상담원의 눈물은 더 이상 흐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사진 이언탁 기자 utl@seoul.co.kr


김동욱 서울시의원, 개포택지 등 관리방안 용역 착수…노후 주거지 도시관리 첫발

서울시의회 김동욱 의원(국민의힘, 강남5)의 지속적인 관심과 예산 확보 노력에 힘입어, ‘개포택지’를 포함한 노후 단독주택지 도시관리방안 마련이 본격적으로 추진된다. 서울시는 지난 5월 ‘택지개발지구 단독주택지 도시관리방안 마련’ 용역을 착수했으며, 6월에는 착수보고회를 통해 과업 방향과 주요 과제를 공유했다. 이번 용역에는 개포택지를 포함한 총 10개 택지지역이 대상에 포함되며, 도시공간본부가 총 1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내년 2월까지 수행할 예정이다. 해당 용역은 지역별 기반시설 현황, 용도지역, 주택 노후도 등 실태를 조사하고 문제점을 분석해, 택지개발 당시 계획된 구조와 현재의 주거 수요 간 불일치를 해소할 수 있는 합리적 도시관리 기준을 도출하는 데 목적이 있다. 김 의원은 “개포택지는 준공 이후 수십 년이 지난 단독주택지가 밀집해 있음에도, 도시계획적 관리는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주민들이 주차, 도로, 주거환경 등의 문제로 불편을 겪고 있다”며, “이번 용역을 계기로 개포택지의 여건을 반영한 실효성 있는 도시관리방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올해 9월까지 기초조사와 분석을 완료하고, 내년 2월에 최종 용역 결과가 나올 예
thumbnail - 김동욱 서울시의원, 개포택지 등 관리방안 용역 착수…노후 주거지 도시관리 첫발

2013-03-22 1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사법고시'의 부활...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달 한 공식석상에서 로스쿨 제도와 관련해 ”법조인 양성 루트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과거제가 아니고 음서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질적으로 사법고시 부활에 공감한다는 의견을 낸 것인데요. 2017년도에 폐지된 사법고시의 부활에 대해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1. 부활하는 것이 맞다.
2. 부활돼서는 안된다.
3. 로스쿨 제도에 대한 개편정도가 적당하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