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공인 컴퓨터 자격증을 10년전 SW로 시험

국가공인 컴퓨터 자격증을 10년전 SW로 시험

입력 2013-04-23 00:00
수정 2013-04-23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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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등 사무프로그램 사용 평가 졸업·채용·인사고과에 반영

“국가공인 컴퓨터 자격시험이라면서 10년 전 소프트웨어로 시험을 보라니 황당하죠.”

대학교 4학년 황모(27)씨는 졸업 요건을 맞추기 위해 최근 국내 한 대기업에서 주관하는 ‘e테스트’ 시험에 응시했다가 떨어졌다.

e테스트는 ‘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등 사무용 컴퓨터 프로그램의 사용 능력을 평가하는 국가공인 자격시험이다. 황씨가 다니는 대학은 이 시험을 졸업 인증에 활용하고 있다.

몇 주간 공부를 했지만 황씨는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시험장 컴퓨터에 평소 연습하던 2007년판이 아닌 2003년판이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메뉴 구성이나 버튼의 위치, 레이아웃 등이 달라 생소함을 느낀 황씨는 시간 내에 문제를 풀지 못했다.

현재 주관 기업 계열사를 포함한 30여개 기업과 성균관대·이화여대 등 10여개 대학은 채용과 인사고과, 졸업 요건 등에 e테스트를 활용한다. 주관 기업 계열사에 다니는 육모(26·여)씨는 승진 가산점을 얻기 위해 최근 e테스트 1급에 응시했지만 2003년판을 구하지 못해 책으로만 공부하고 시험을 치렀다.

e테스트 인증위원회 관계자는 “황씨와 같은 사례가 종종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그러나 시험 요강에 2003년판으로 출제된다는 사실이 공지돼 있기 때문에 전적으로 이를 숙지하지 못한 본인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버전이 응시생들에게 훨씬 익숙하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이를 채택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내 70여개 기업 등이 활용하는 MS의 MOS 시험의 경우 지난해 12월 2003년판 시험을 중단했다.

MOS 사무국 관계자는 “대부분 2007년 이상 제품을 쓰는데 2003년판으로 자격증을 발급하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3-04-2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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