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수능 필수 정말 필요한가…논란 가열

한국사 수능 필수 정말 필요한가…논란 가열

입력 2013-07-15 00:00
수정 2013-07-1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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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필수돼야 제대로 공부” vs. “다른 과목 홀대”

우리 청소년들의 역사인식 수준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한국사를 대학수학능력시험 필수과목으로 지정하는 문제가 핵심 쟁점이 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민주당 이용섭 의원 등이 한국사를 수능 필수로 지정하게 하는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지난달 발의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를 비롯한 교육계 일각에서도 수능 필수과목화를 주장했다.

여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0일 언론사 논설실장 간담회에서 역사과목을 평가 기준에 넣어 성적에 반영해야 한다고 발언,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은 모양새다.

하지만 학생들에게 역사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에 이견을 달기 어려워 그간 침묵하던 교육계에서 다른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고 있다.

다른 과목과의 형평성이나 수능 필수의 실제적 효과, 학생들의 부담 가중 등에 대한 우려들이다.

교육부는 수능 필수화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결정한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여론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교총 “한국사 수능필수화가 가장 효과적”

보수 성향의 교원단체인 교총은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채택하는 문제에 가장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교총 안양옥 회장은 지난달 20일 취임식에서 한국사 수능 필수화를 통한 학생들의 역사교육 강화를 가장 먼저 강조하기도 했다.

교총은 지난 12일 청와대와 정부, 국회, 정당, 시·도 교육청에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넣어달라는 내용의 건의서를 전달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설치·운영하는 국·공립대, 경찰대, 사관학교 등의 입시에 한국사를 필수로 반영하고 점차 확대하자는 내용이다. 현재 5단위인 한국사 수업시수를 6단위 이상으로 늘리고 집중이수제에서 제외할 것도 제안했다.

지난 8∼12일에는 전국 초·중·고·대학교 교원 1천63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 전체 응답자의 51%가 역사교육 강화를 위해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넣어야 한다는 데 찬성했다는 결과를 내놓기도 했다.

교총 김무성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역사과목 평가 반영을 강조했고 교원들도 수능 필수화를 역사교육 강화의 가장 효과적인 방안으로 공감했다”며 “국회, 교육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수능 필수화를 비롯한 한국사 교육 강화방안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타교과 교사들 “다른 과목 소홀 ‘부작용’”

한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수업시수 확대와 수능 필수화로 확대되자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다른 교과 교사·교수들이 조심스럽게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사회과목 교사·교수 모임인 한국사회과교육학회는 15일 “최근 거론되는 역사교육 강화 방안은 공교육 체제 와해와 사교육시장 팽창, 시민교육 황폐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성명을 내놓았다.

한국도덕윤리과교육학회장인 서강식 공주교대 교수는 “학생이 받아야 할 수업시수는 한정돼 있는데 한국사 교육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다른 과목이 소홀해져 조화와 균형이 깨진다”고 지적했다.

서 교수는 “특정 학문만 강조하면 오히려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일각에서는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하고 다른 과목 2개를 더 선택하는 방안을 제시하는데 이 역시 학생의 부담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지리환경교육학회장인 박철웅 전남대 교수는 “역사의식이 중요하지만 한국사에 시간만 많이 배정한다고 역사의식이 제고되는게 아니다”라며 “역사를 가르치는 방식이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사회과가 하나로 통합된 상황에서 특정 교과만 강조하면 교육의 변화가 내적 영향이 아니라 외적인 힘에 의해서 이뤄지는 꼴”이라며 “여러 교과가 조화를 이루도록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학부모 “부담 늘어날까” 걱정

학생과 학부모는 역사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에는 대체로 동의했다. 그러나 공부 부담이 더 늘어날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김모(16) 양은 “우리 국민의 역사인식을 높이는 것은 중요하지만 그 대안이 수능 필수화인지는 잘 모르겠다”며 “좀 더 재미있게 우리나라에 대해 배울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중학교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한국사는 암기할 내용이 많아 지금도 힘들어하는데 교육이 강화되면 앞으로 얼마나 더 공부하기 어려워질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한국사를 수능 필수과목으로 채택하면 사교육 시장만 더 팽창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사회과교육학회는 “국어·영어·수학에 이어 한국사까지 사교육의 주요 시장으로 만들어 학생, 학부모 및 국가경제에 고통을 가중 시킬 것”이라며 “수능 필수화의 대체방안으로 거론되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채택 방안도 사교육 시장을 팽창시킬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교육 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 세상’ 안상진 부소장은 “탐구영역은 국·영·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교육 수요가 적은 과목”이라며 “한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으로 채택돼도 사교육이 크게 늘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교육부 ‘신중’

교육부는 한국사 이수단위를 현행 5단위에서 6단위로 늘려 2개 학기에 배우도록 하고, 집중이수제에서 제외하겠다고 지난 7일 밝혔다.

현행 2009교육과정은 원칙적으로 전 과목이 선택과목이다. 교육부는 한국사는 예외로 5단위 이상 필수로 배우도록 하는 역사교육 강화방안을 지난 2011년 발표하고 2012년부터 적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교육과정의 틀을 건드리지 않는 한에서 한국사 단위 상향 조정은 가능하지만 수능 필수과목화는 대입제도와 교육과정의 큰 틀에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국어, 수학, 영어 등 이른바 ‘주요 영역’을 포함해 탐구 영역까지 모든 영역이 선택인 수능에서 한국사를 필수로 하는 것은 현행 수능 체제에서는 맞지 않고 다른 사회과 과목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설명한다.

하지만 정치권의 요구와 박 대통령의 지적 등을 감안, 수능 필수화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활용방안 등 거론되는 한국사교육 강화방안을 다양하게 검토하고 있다.

대입제도는 변경 전 최소 3년 전에 예고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한국사가 수능 필수과목이 되더라도 2017학년도 입시에서나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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