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 경기에 시민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경기보자”
올림픽 2연패에 도전하는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의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하루 앞둔 20일 저녁. 목요일 저녁인데도 서울 시내 유흥가는 썰렁한 모습이었다.경기가 우리나라 시간으로 이른 새벽인 21일 오전 3시 46분에 시작해 이를 생방송으로 지켜보려는 많은 시민들이 ‘한 잔 더’ 하는 대신 집으로 일찍 발걸음을 옮겼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경기가 두 번째 올림픽 메달 획득 여부를 결정지을 뿐 아니라 김연아가 선수로서 펼치는 마지막 연기인 것이 내일 경기에 대한 관심이 유독 높은 이유다.
이날 오후 11시 중구 다동의 한 고깃집은 평일의 경우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손님으로 붐볐지만 이날은 전례가 없이 한산했다.
식당주인 황모씨는 “이렇게 손님이 없는 날은 없었던 것 같다”며 “다들 김연아 경기 때문에 집에 들어간 것 같다. 빨리 정리를 하고 집에 들어가야겠다”고 말했다.
식당 종업원은 “손님들이 자리에서 일찍 일어나면서 경기가 열리는 새벽 3시에 시내 호프집에서 만나 같이 응원하고 바로 출근하자고 하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직장인 이은서(26·여)씨는 “오래된 팬인데 마음 편하게 김연아 선수 경기를 지켜보기 위해 하루 휴가를 썼다”며 “집에서 맥주를 곁들여 책을 보면서 경기 시간까지 밤을 새우고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장새롬(28)씨는 “어제 쇼트 경기를 못 봐서 프리는 꼭 보려고 약속도 안잡고 집에 왔다”며 “새벽에 못 일어날 것 같아 아예 밤을 새려고 오늘 낮잠도 좀 자뒀다”고 전했다.
주부 김지연(33·여)씨는 “오후 10시에 바로 자고 새벽같이 일어나 경기를 꼭 챙겨 볼 것”이라며 “내일 남편이 박사학위를 받는 날인데 김 선수의 메달 소식이 들리면 더욱 뜻 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부 김원희(58·여)씨는 “가족들과 알람을 맞춰놓고 일어나 함께 금메달을 응원하기로 했다”며 “김연아 선수의 마지막 경기라고 하니 벌써부터 아쉽다”고 전했다.
일부 팬들은 시내에 아예 카페를 빌려놓고 김연아 선수를 함께 응원하고 있다.
회원이 8만3천여명에 달하는 ‘행복한 스케이터 김연아 팬카페’의 회원 40여명은 서울 명동의 한 카페에 모여 김연아 선수의 선전을 기원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