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건설 부도 전 계열사서 거액 융통…법원, ‘자금 몰아주기’ 의심
수백억원대 벌금을 내지않고 뉴질랜드에서 호화생활 중인 허재호 회장이 이끌다 공중분해된 대주그룹이 뉴질랜드에서 이름을 바꿔 성업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 운영자금 출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대주그룹의 모기업 대주건설은 부도 전 그룹 계열사들로부터 수천억원대 자금을 융통했으며 계열사들은 이로 인해 법정관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돼 ‘자금 몰아주기’ 의혹도 일고 있다.
21일 광주 상공계에 따르면 대주그룹 계열사인 대한시멘트는 2008년 기업 자산을 처분해 마련한 2천100억원을 대주건설에 빌려줬다.
대한시멘트는 대주건설을 위해 2조원대 지급보증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시멘트는 이후 “부채가 1천452억원, 지급보증한 채무가 2조100억원에 달해 재무초과 상태에 처했다”며 2009년 4월 기업 회생절차(법정관리)를 법원에 신청했다.
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대한페이퍼텍은 2007~2008년 대주건설에 480억원을 무담보로 빌려주고 170억원을 대위변제했다.
대한페이퍼텍도 2009년 6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대한시멘트와 대한페이퍼텍으로부터 대주건설에 흘러간 자금은 대위변제액을 포함해 2천750억원이다. 대한시멘트의 지급보증까지 감안하면 대주건설은 이 무렵 수조원대 자금을 융통한 것으로 보인다.
기업의 빚을 갚는데 썼다해도 상당액은 뉴질랜드로 흘러간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는 대목이다.
대한시멘트 등을 법정관리하던 법원은 계열사들의 대주건설에 대한 자금 몰아주기가 배임 행위에 해당될 수 있다고 보고 민·형사상 제제 방안을 검토했으나 재판부가 변경돼 무산됐다.
2008년 대주건설의 회계를 감사한 외부 기관은 대주 측이 서류를 성실히 제출하지 않아 의견을 내기가 어렵다는 결론을 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열사들을 희생시키면서까지 막대한 자금지원을 받은 대주건설은 결국 기업회생절차 신청없이 2010년 10월 최종 부도처리됐다.
그러나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있는 ‘KNC 건설’이 대주그룹의 후신임을 밝히고 왕성한 기업활동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자금 빼돌리기’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 회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대주그룹의 경험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오클랜드 최고층 빌딩인 67층 건물 건설 기획, 고층 아파트 건설 등 실적을 홍보하고 있다.
한편 형사 재판 중 뉴질랜드로 건너간 허 회장은 벌금 254억원, 국세 123억원, 지방세 24억원을 내지 않고 호화 생활을 하는 것으로 최근 알려져 비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