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더미속 4남매. /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악취가 진동하는 쓰레기 더미 속에서 초·중·고교생 4남매가 살았던 인천시 계양구 서운동의 한 빌라 내부 모습. 부엌 싱크대(사진 왼쪽)에는 먹다 남은 각종 음식쓰레기와 그릇이 뒤섞여 있다. 작은딸(7)이 인분이 묻은 이불과 기저귀가 썩은 상태로 쌓여 있는 거실에 있다가 방으로 들어가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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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더미속 4남매’ ‘인천 4남매’
인천에서 초·중·고교생 4남매가 부모의 방치 속에 쓰레기가 잔뜩 쌓인 집에서 수년간 생활해 온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자 경찰이 부모와 주변인 조사에 나섰다.
그러나 4남매의 부모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입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인천 계양경찰서는 4남매의 부모인 A(39·여)씨 부부를 조만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사건을 인지한 이상 언론에 보도된 내용 외 A씨와 4남매의 진술을 직접 들어 봐야 한다”며 “4남매의 학교 관계자들과 이웃 주민들도 참고인 조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 부부의 형사 입건 여부는 방임 행위의 고의성에 따라 달라진다는 입장이다.
경찰의 이 관계자는 “단지 집안을 치우지 않았다는 것만으로 아동학대로 보긴 어렵다”며 “평소 A씨 부부가 자녀들의 의식주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등을 함께 조사해 고의적으로 청소하지 않았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만성 변비로 복수가 차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막내딸(7)에 대한 의료진 소견서를 받아 A씨의 방임 행위와 관련 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한편 인천 계양경찰서 계산지구대 소속 경찰관 2명은 지난 7일 ‘이웃집에 아이들끼리만 있는 것 같은데 불안하다’는 이웃주민의 신고를 받고 A씨의 집에 출동했다.
이들은 쓰레기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각종 오물이 나뒹굴고 악취가 진동하는 집안 내부를 확인했다.
거실에는 인분이 묻은 이불과 기저귀가 썩은 상태로 쌓여 있었다. 부엌 싱크대에는 먹다 남은 각종 음식쓰레기와 그릇이, 화장실에는 빨래와 용변을 본 뒤 사용한 휴지가 함께 뒤섞여 있었다. 집 안 곳곳에서는 죽어 있는 바퀴벌레 수십 마리도 나왔다.
경찰은 A씨의 자녀 4명을 당일 곧바로 병원과 아동보호기관에 인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