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과 유착 의혹 수사받는 와중에 수색 작업에서 배제
세월호 구난업체로 사고해역에서 3달 동안 구조·수색 작업을 벌인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이하 언딘)가 쓸쓸히 퇴장하게 됐다.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10일 세월호 참사 직후 사고 해역에서 구조와 수색 업무를 담당한 언딘을 배제하기로 결정했다.
언딘 측의 수색 방식이 한계에 이르렀다고 판단, 잠수 시간을 더 확보할 수 있는 88수중개발의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88수중개발은 해경과 함께 세월호 선체 중앙과 선미 구역을 수색할 계획이다.
해경에 의해 구난 업체로 선정된 언딘은 참사 이후 곧바로 사고 해역에 투입돼 수색 작업을 벌여왔다.
지난 5월 또다른 민간 잠수업체인 88수중개발이 선체 절단 등을 위해 추가로 투입되면서 언딘은 선수 구역을, 88수중개발은 선미 구역을 담당했다.
언딘은 잠수사들이 공기줄을 매달고 수중에 들어가는 표면공기공급 방식으로 수색하고 88수중개발은 공기통을 장착하고 수중 수색을 벌이는 나이트록스 방식이다.
나이트록스 방식은 조류의 영향을 덜 받으면서 자유로운 잠수가 가능하고 잠수 시간도 1시간까지(표면공기공급 방식은 30분) 늘어나는 장점이 있다. 통신이 어려워 잠수사의 위험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격적인 언딘 배제가 검찰이 언딘과 해경의 유착 의혹을 본격적으로 수사를 벌이는 시점에 이뤄져 개운치 않은 뒷말을 남기고 있다.
광주지검 해경수사 전담팀은 지난 7일 경기 성남의 언딘 본사, 목포 사무실, 사고 현장의 언딘 리베로호 바지 내 사무실 등 11곳을 압수수색하고 세월호 구난 업체 선정 과정에서 일어난 특혜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사고 이후 어려운 여건에도 수색 작업을 벌인 언딘 측과 소속 잠수사들은 이 같은 소식에 허탈한 심정을 내비쳤다.
지난 5월 6일에는 언딘과 계약을 맺고 현장에 투입된 민간잠수사 이광욱(53)씨가 숨지기도 했다.
언딘 소속 한 민간잠수사는 “실종자 한 명이라도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기 위해 교대 인력도 없이 잠수병과 스트레스를 견디며 수색을 벌였다”며 “많은 희생자를 수습했고 새로운 잠수 방식을 채택하면 적응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갑작스럽게 배제돼 허탈하다”고 털어놨다.
한 실종자 가족은 “꾸준히 수색 작업을 벌인 잠수사들을 갑자기 교체하고 잠수 방식도 바꾼다면 수색이 지연되는 것 아니냐”고 걱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