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엑스포수상공원 녹조·악취로 몸살

대전 엑스포수상공원 녹조·악취로 몸살

입력 2014-07-16 00:00
업데이트 2014-07-16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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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이렇게 비가 오지 않는 날이 계속된다면 보 수역의 악취와 녹조는 지금보다 더 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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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엑스포수상공원에 녹조·악취
대전 엑스포수상공원에 녹조·악취 폭염 속 마른 장마가 이어지면서 16일 대전 엑스포수상공원 가동보 아래에 형성된 녹조가 쓰레기와 엉켜 악취를 내고 있다. 대전시가 지난주 측정한 이곳의 클로로필-a 농도는 81.4㎎/㎥로, 수질예보제 기준 ’주의’(70㎎/㎥ 이상) 수준으로 올라갔다.
연합뉴스
16일 대전 유성구 둔산대교 아래 엑스포수상공원 가동보(물막이댐).

보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있었지만, 연이은 가뭄에 수위가 낮아지면서 하류의 수위는 바닥을 보이는 상태였다.

강 바닥 돌이 드러난 가동보 하류에는 녹조가 길이 10m, 폭 30m 규모까지 퍼져 반원 모양을 형성하고 있었다.

특히 산책로와 연결된 구간에는 시민이 버린 페트병과 빨대, 과자 봉지 등 쓰레기가 녹조와 한데 얽혀 썩은 물 냄새가 진동했다.

가동보 아래 쪽은 아예 녹조가 켜켜이 쌓여 마치 기름띠처럼 덩어리진 채 뭉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며칠째 비가 오지 않는 날이 이어진데다 수온이 올라가면서 부영양화가 심해진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시가 지난주 측정한 이곳의 클로로필-a 농도는 81.4㎎/㎥, 화학전 산소요구량(COD)은 7.7㎎/ℓ이었다.

클로로필-a 농도는 7월 첫째주(36.4㎎/㎥)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해, 수질예보제 기준 ‘주의’ 수준으로 나타났다.

대전시는 보 수역에서 수질예보제를 적용해 관리하고 있다. 클로로필-a 농도가 70㎎/㎥ 이하이면 ‘참고’, 70㎎/㎥ 이상이면 ‘주의’, 105㎎/㎥ 이상이면 ‘심각’ 단계로 분류된다.

화학전 산소요구량(COD)은 7월 첫째주(7.3㎎/ℓ)에 비해 더욱 증가, 4급수(고도의 정수처리를 거친 후 공업용수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수질을 보였다.

시민 김모(41)씨는 “운동하러 갑천에 나가 보면 하수구 냄새가 올라와 역할 때가 많다”며 “여름이면 더욱 냄새가 심해 눈이 아플 정도”라고 말했다.

환경단체는 대전시가 조성한 보로 인해 물의 흐름이 정체되면서 녹조 현상이 악화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는 갑천을 친환경적인 공간으로 만들겠다며 엑스포공원 앞에 설치했던 고무보를 하류 쪽으로 옮겨 2009년 8월 엑스포수상공원을 조성했다.

새로 만든 가동보는 규모가 길이 165m, 높이 2.3m로 대폭 커졌고 담수량도 100만㎥로 크게 늘었지만, 담수량이 늘면서 수질의 자연 정화 기능을 잃어버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시 관계자는 “비가 오면 수문을 열어 녹조를 줄일 수 있을 텐데, 계속된 가뭄으로 수량이 적은데다 수상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수문을 개방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흥모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는 하천에는 조류가 생기지 않는다”며 “보에 갇혀 흐르지 않는 물은 수온 상승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매년 여름이면 녹조와 부영양화 현상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전천은 이미 물고기 떼죽음과 녹조 등으로 하천정비사업의 문제점이 드러났고, 이제 갑천도 썩는 물이 돼 가고 있다”며 “그럼에도 하천은 상수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조류예보제 기준보다 한층 완화된 수질예보제를 적용하는 등 정부와 지자체가 사실상 수질 관리에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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