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자에 현금 1억 받은 혐의
김명수(55) 전 서울시의회 의장이 건설업자에게서 받은 현금 1억원이 출판기념회 후원금 명목이라며 무죄를 주장했으나 중형이 확정됐다. 검찰이 정치인의 출판 축하금에 ‘메스’를 들이댄 상황이어서 주목된다.김명수 前 서울시의회 의장
재판부는 김 전 의장이 건설업자 이모씨에게 금품을 받은 날짜가 출판기념회 즈음이지만 통상 5만∼10만원 정도인 후원금보다 액수가 훨씬 많을 뿐 아니라 실제로 청탁을 들어준 사실이 인정되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이씨의 관계, 이씨가 돈을 준 목적, 액수 등으로 미뤄 피고인이 단순히 출판기념회 후원금으로 인식했다고 볼 수 없다”며 “이씨에게 청탁을 받은 뒤 현금이 들어 있는 가방을 자연스럽게 받았고, 거액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도 돌려주려고 시도한 바 없다”고 지적했다.
김 전 의장은 2012년 11월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저서 ‘은퇴없는 삶’을 소개하는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일주일 뒤 건설업자 이모씨를 만나 아파트 재건축 관련 청탁과 함께 5만원권 현금으로 1억원이 든 가방을 받았다.
김 전 의장은 1심에서 형량을 낮추기 위해 9995만원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특가법상 수뢰액이 5000만~1억원이면 징역 7년 이상, 1억원 이상이면 무기징역 또는 징역 10년 이상이다. 하지만 공소 사실이 모두 유죄로 인정되자 그는 항소심에서는 이씨에게 받은 돈이 출판기념회 후원금 명목이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김 전 의장이 상고를 포기해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2014-08-21 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