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타고, 왕관 쓰고’…전국 학교 이색 입학식

‘말 타고, 왕관 쓰고’…전국 학교 이색 입학식

입력 2015-03-02 16:15
수정 2015-03-0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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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선 신입생 말 타고 입학…입학식 없는 학교도 많아

‘말 타고 학교 둘러보기, 왕관 씌워주기, 악기 선물하기…”

전국 대부분 학교가 새 학기를 시작한 2일 이색적인 입학식이 눈길을 끌었다.

출산율 감소와 이농 현상 등으로 취학 아동이 줄어든 지역의 학교에선 단출한 입학식이 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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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타고 입학하는 어린이들
말 타고 입학하는 어린이들 2일 오전 제주 서귀포시 시흥초등학교에서 말과 함께하는 입학식이 열린 가운데 신입생들이 말을 타고 교정을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 말 타고 입학…체육회 열고 후배 업어 주고

’말의 고장’ 제주 서귀포의 시흥초등학교 신입생이 말을 타고 입학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신입생 7명이 말을 타고 재학생, 선생님, 학부모들의 박수를 받으며 학교생활의 시작을 알렸다.

고깔모자를 쓰고 말 위에 올라탄 1학년 학생들은 학교 운동장을 한 바퀴 돌며 교정 이곳저곳을 둘러봤다.

말을 타기 전에는 무서워하는 어린이도 있었지만, 이 학교 승마단 언니와 오빠들이 직접 말 고삐를 잡아 이끌어주며 교정을 소개하자 얼굴에 금세 웃음꽃을 피웠다.

학부모들은 초등학생이 된 자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경기지역에서는 신입생에게 선물을 주거나 선배들이 공연을 선사하는 입학식이 곳곳에서 열렸다.

학생 1명당 3가지 악기를 배우는 군포 대야초는 1학년 신입생 69명 모두에게 오카리나를 선물로 전달했다.

경기 광주 광수중은 입학식 후 학생회가 신입생을 대상으로 피구, 훌라후프 통과하기, 꼬리잡기 등 놀이 프로그램을 진행해 자연스럽게 어울리도록 도왔다.

울산 양정초등학교에선 112명의 신입생이 자매결연한 5·6학년 선배의 손을 잡고 입학식이 열리는 교내 체육관으로 입장했다.

이 학교는 멘토가 된 선배가 신입생 목에 ‘관심-나눔 종이 목걸이’를 걸어주는 행사도 진행했다.

울주군 울주명지초에선 6학년이 신입생들에게 왕관을 씌어주고 업어주며 입학을 축하해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 입학생 적어 ‘단출한’ 입학식

입학생이 줄어 소소하지만 알찬 입학식이 열린 학교도 적지 않았다.

한때 전교생 수가 5천명에 달했지만 공단지역에 있어 점점 줄어든 대구 삼영초등학교에는 올해 9명이 입학했다.

재학생들은 의남매를 맺은 신입생들에게 그림책, 화분 등을 선물하며 입학을 축하했다.

이 학교는 1∼6학년을 서로 묶은 ‘남매조’를 운영해 돕도록 유도하고 있다.

대구 경진초등학교는 신입생 25명을 대상으로 가족 중심의 입학식을 열었다.

학교 측이 학부모뿐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초대해 손자, 손녀의 첫출발을 지켜봤다.

입학생이 14명인 남원 산내초등학교는 떡 케이크를 차려놓고 선배들이 노래를 불러주며 신입생을 환영했다.

이들 학교는 그나마 신입생이 있어 입학식을 열었지만, 입학생이 한 명도 없는 학교도 많았다.

입학생이 없는 초등학교는 전국 120여 개로 추정되며 전남, 강원, 경북, 전북 등 주로 거주 인구가 적거나 경제구조가 취약해 이농현상이 많은 농산어촌 지역 학교들이다. 도시지역이라 하더라도 공단지역에 위치한 초등학교 역시 신입생이 없는 경우가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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