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로 前동양종건 회장 소환…300억대 횡령·배임 혐의

배성로 前동양종건 회장 소환…300억대 횡령·배임 혐의

입력 2015-08-12 08:56
수정 2015-08-12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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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해외공사 특혜 수주도 추궁…포스코 수사 분수령 관측도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조상준 부장검사)는 12일 포스코그룹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배성로(60) 전 동양종합건설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검찰에 따르면 배 전 회장은 동양종건과 운강건설, 영남일보 등을 운영하며 60억여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계열사 자산 정리 과정에서 동양종건의 알짜 자산을 운강건설 등에 옮기고 반대로 부실 자산은 떠넘겨 동양종건에 100억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있다.

배 전 회장은 동양종건 지분 35%, 운강건설 지분 79%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 지분이 많은 회사의 덩치를 키워 경제적 이득을 챙긴 셈이다.

이밖에 분식회계와 이를 활용한 금융권 사기 대출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횡령·배임·사기 혐의와 관련된 범죄액수는 300억원대에 이른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배 전 회장의 개인 비리와 더불어 포스코그룹 건설 사업 수주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의 사실 관계도 추궁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 출생인 배 회장은 대구·경북 지역을 기반으로 정관계에 폭넓은 인맥을 구축했고 특히 이명박 정부 실세들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준양(67) 전 포스코그룹 회장과는 포항제철 시절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동양종건은 정 전 회장이 포스코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앉은 2009년부터 포스코그룹이 발주한 10건 안팎의 대규모 해외공사를 잇따라 수주하며 사세를 키웠다.

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 제철소 등 포스코의 굵직굵직한 해외 건설사업에 모두 참여했다. 특히 포스코건설의 해외 레미콘 공사는 동양종건이 사실상 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정 전 회장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동화(64) 전 포스코건설 부회장은 포스코의 해외공장 건설 사업 과정에서 동양종건에 수십억원대의 특혜를 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업계에서는 일반적인 하도급 관행과 달리 배 전 회장이 오히려 ‘갑’이었다는 얘기도 흘러나왔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날 조사가 정 전 부회장의 두차례 구속영장 기각으로 답보 상태인 포스코 수사의 마지막 고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배 전 회장 소환은 검찰이 올 3월 13일 포스코건설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포스코 비리 수사를 본격화한 지 5개월 만이다.

배 전 회장의 진술에 따라 정 전 회장을 비롯한 윗선 수사가 활기를 띠거나 사실상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검찰은 이날 밤늦게까지 배 전 회장을 조사한 뒤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동양종건 측은 “배 전 회장은 비자금을 조성하거나 회삿돈을 횡령한 사실이 없다”며 “모든 의혹에 대해 명명백백하게 소명하고 나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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