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몰카, 나는 탐지기? 특수 몰카는 ‘콧방귀’

뛰는 몰카, 나는 탐지기? 특수 몰카는 ‘콧방귀’

입력 2015-08-30 18:54
수정 2015-08-31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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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터파크 몰카’ 계기로 공포 확산… 탐지기 온라인 판매 250% 늘어

‘워터파크 몰카’ 동영상 유출 사건을 계기로 ‘몰래카메라 탐지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몰카 피해에 대한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여성들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몰카 탐지기가 숨겨진 모든 카메라를 찾아내기는 어려운 만큼 과신은 금물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30일 불법 감청설비 탐지 업체 등에 따르면 몰카 탐지기는 크게 ‘주파수’ 방식과 ‘적외선’ 방식으로 나뉜다. 몰카 사용자는 몰카를 무선으로 조종하고 실시간으로 영상을 확인할 때 일정한 주파수(1.2㎓ 또는 2.4㎓) 대역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역추적해 카메라를 찾아내는 것이 주파수 방식이다. 시중에서 10만~3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는 몰카 탐지기 대부분이 이 방식을 택하고 있다.

적외선을 일정 지역에 비추고 몰카 탐지기를 통해 그 지역을 보면서 빛을 반사하는 카메라 렌즈를 찾는 방식도 자주 사용된다.

서울 용산전자상가의 한 몰카 탐지기 판매점 관계자는 “공중화장실 등을 이용하기 불안해하는 여성들이 몰카 탐지기를 문의하는 건수가 눈에 띄게 늘었다”며 “온라인 판매가 지난달보다 6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국내 최대 인터넷 오픈마켓인 ‘G마켓’의 경우 올 7월 25일~8월 24일 몰카 탐지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0%나 증가했다.

그러나 몰카 탐지기를 과신해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말이다. 몰카 탐지망에 걸리지 않는 몰카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워터파크 몰카 사건에 사용된 휴대전화 케이스 모양의 초소형 카메라는 주파수를 내보내지 않기 때문에 주파수 방식 탐지기로는 잡히지 않는다. 시중에서 어렵지 않게 살 수 있는 안경, 자동차 열쇠, 단추, 볼펜 등의 형태로 돼 있는 초소형 카메라도 대부분 탐지되지 않는다.

적외선 방식도 마찬가지다. 카메라 렌즈가 고정되고 외부에 노출돼 있어야 탐지가 가능하지만 탈의실 등에 카메라를 몰래 숨겨 들어오면 적발하기 어렵다. 카메라의 열을 이용한 탐지기, 반도체 탐지기들도 있지만 가격이 500만~수천만원대에 달해 보안 전문가들만 사용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불법 감청설비 탐지 업체에는 관련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특히 회사 내 화장실과 헬스장 내 탈의실 등에 몰카가 있는지 찾아 달라는 문의가 부쩍 늘었다. 손해영 서연시큐리티 팀장은 “과거엔 20대 중후반 여성들이 자신이 거주하는 원룸 등에 몰카가 있는지 찾아봐 달라는 의뢰가 많았지만 지금은 기업들의 문의가 많아졌다”며 “기존에 한 달에 150건 정도 처리했다면 워터파크 사건 이후에는 문의가 2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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