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게 돈 떼인 정몽규 회장, 양도세 부담 벗어

직원에게 돈 떼인 정몽규 회장, 양도세 부담 벗어

입력 2015-09-29 10:39
수정 2015-09-2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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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정 회장의 일부 승소 취지로 원심 파기

직원에게 속아 주식매각대금을 떼였던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이 법원 판결로 양도소득세 납부 부담은 벗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정 회장이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 7억9천여만원을 취소해달라며 남양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일부 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9일 밝혔다.

정 회장은 1999년 당시 현대산업개발 재정팀장으로 근무하던 서모씨에게 자신이 소유한 신세기 통신 주식 약 52만주를 팔라고 지시했다. 매도가격이나 시점 등에 대한 권한은 모두 서씨에게 위임했다.

서씨는 그해 12월 52만주를 173억원에 매도하면서 중간거래인을 내세워 2단계 계약서를 쓴 뒤 140억5천만원에 판 것처럼 속였다.

세금도 140억5천만원을 기준으로 신고했다.

남양주세무서는 그러나 실제 거래대금이 173억원임을 적발하고 정 회장에게 차액인 32억5천만원에 대한 양도소득세 7억7천만원과 증권거래세 1천780만원을 내라고 통보했다.

정 회장은 32억5천만원은 서씨가 횡령했으니 세금을 자신에게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 승소로 판결했지만 2심은 정 회장이 서씨에게 속아 주식이 140억5천만원에 팔린 것으로 알았다고 하더라도 이는 둘 사이에 정산해야 할 문제일 뿐 세금은 실제 거래액을 기준으로 내야 한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양도소득세 7억7천만원 부과는 취소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대리인이 위임의 취지에 반해 자산을 저가에 양도한 것처럼 속이고 양도대금 일부를 횡령했고, 돈 회수가 불가능해졌다면 이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정 회장이 실제 양도대금이 173억원이라는 사실을 2006년 4월 자신에 대한 검찰 수사가 개시될 때까지 몰랐을 개연성이 있고, 서씨는 2002년 퇴사한 뒤 미국으로 이주했다며 이런 사정을 고려하면 정 회장에게 양도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은 위법하다고 밝혔다.

다만 증권거래세는 이익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소유권이 이전되면 부과되는 유통세인 만큼 정 회장이 실제 양도가액이 173억원이라는 사실을 몰랐더라도 이 금액에 해당하는 세금을 내야 한다고 판단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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