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내국인 면세점서 담배 판매 금지 ‘만지작’

제주 내국인 면세점서 담배 판매 금지 ‘만지작’

입력 2015-11-19 14:43
수정 2015-11-19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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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제주공항 면세점 혼잡 피하는 방안으로 검토됐을 뿐”

정부가 제주공항 면세점 등 제주도내 내국인 면세점에서 담배를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실제 추진 여부가 주목된다.

19일 면세업계와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제주도내 내국인 면세점에서 판매할 수 있는 품목 등을 규정한 ‘제주도 여행객에 대한 면세점 특례규정’에서 담배를 제외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운영하는 제주공항·제주항 면세점, 제주관광공사(JTO)가 운영하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성산항 면세점은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다.

국민 건강을 이유로 담뱃세를 올려 시중의 담뱃값이 올해부터 크게 오른 가운데 세금이 붙지 않아 비교적 담배를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이들 면세점에서는 되레 담배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이로 인해 제주공항 면세점 등이 주중·주말 할 것 없이 담배를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루자 이런 방안을 검토하게 된것으로 보인다.

면세점 담뱃값은 한보루에 1만8천700천원으로 시중 가격(4만5천원)의 41.5%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면세점 가격이 시중 가격(2만5천원)의 74.8% 수준이었으나 담뱃세 인상으로 시중 가격만 크게 올라 가격 차이가 커졌다.

담배는 한명당 한보루밖에 팔지 않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도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흡연자에게 선물하기 위해 줄을 서서 담배를 산다.

줄이 길어져 면세점 내 다른 매장 운영에 지장을 줄 정도가 되자 제주공항 면세점에는 담배 매장이 추가로 개설되기도 했다.

JDC 면세점의 올해(1∼10월) 담배 매출은 6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09억원)의 약 3배로 늘었다.

JTO 면세점의 올해(1∼10월) 담배 매출도 41억3천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억5천만원에서 4배 넘게 뛰었다.

면세점 담배 가격을 올려 시중가와 가격 차이를 좁히는 방안도 논의됐었지만 현실화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흡연가 박모(40)씨는 “면세점에서 담배를 안 판다고 해서 사람들이 금연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며 “면세점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까지 담배를 사는 건 서민들인데, 결국 시중에서 비싼 담배를 사게 해 세수를 늘리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반면 비흡연가 박모(28)씨는 “흡연하는 아버지나 친구를 위해 면세점에서 담배를 사기도 하지만 면세점에 담배를 사려는 줄이 가득 늘어서 있어 매장이 혼잡하고 어수선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면세점을 운영하는 JDC와 JTO에는 타격이 예상된다. 담배가 면세점 전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올해 1∼10월 JDC 제주공항 면세점 전체 매출액(4천62억원)에서 15%는 담배가 차지한다. JTO도 면세점 전체 매출(469억5천만원) 가운데 약 9%는 담배 매출이다.

JDC는 면세점 수익을 첨단과학기술단지·영어교육도시·신화역사공원·헬스케어타운 등 제주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에 투입하며 JTO는 제주관광 인프라 개선·확충과 관광 홍보 마케팅 등에 쓴다.

JDC와 JTO는 담배를 판매하지 못하게 될 경우 매출을 보전할 수 있는 방안으로 면세점 판매 품목 확대 건의 등을 고민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재부 관계자는 “실제로 추진되거나 가시화된 부분은 하나도 없다. 제주공항 면세점 혼잡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로 검토됐을 뿐”이라며 섣부른 추측은 자제해달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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