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은 개발 중

청춘은 개발 중

이슬기 기자
입력 2015-11-27 18:10
수정 2015-11-30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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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용 기저귀 개발한 대학생 셋 센서 부착 아이디어로 공모전 휩쓸어

“‘생리혈이 새는 것을 알려 주는 생리대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선배의 말에 착안해 작업을 진행했어요. 그러다가 공모전 출품 당시 전시회에서 만난 어르신으로부터 ‘치매를 앓는 노모를 모시고 있는데 이런 기술이 성인용 기저귀에도 접목되면 좋겠다’는 얘기를 듣고 방향을 바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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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나눔재단에서 설립한 창업 지원 공간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마루180에서 실버드 팀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강원혜, 임창용, 김수빈씨. 실버드 제공
아산나눔재단에서 설립한 창업 지원 공간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마루180에서 실버드 팀원들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강원혜, 임창용, 김수빈씨.
실버드 제공
대학 2학년, 자신이 개발한 제품을 설명하는 임창용(21)씨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실려 있었다. 임씨와 강원혜(22·여)씨, 김수빈(21·여)씨 등 연세대 원주캠퍼스 학생 3명으로 구성된 창업 프로젝트팀 실버드(SILBIRD). 이들은 치매 환자들이 배변하면 자동으로 알람이 울리는 환자용 기저귀인 ‘실버드’를 고안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미래창조과학부 주최 창조경제타운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우수상, 올 4월 아산나눔재단이 개최한 제4회 정주영창업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데 이어 지난 8월 중소기업청의 이공계 꿈나무 과제로 선정됐다.

실버드가 개발한 치매 환자용 기저귀는 배변 시 기저귀에 부착된 센서가 수분을 감지, 간병인에게 알람으로 신호를 보낸다. 간병인이 제때 기저귀를 갈 수 있도록 도와 환자에게 생길 수 있는 피부 질환 등을 막고, 병원 입장에서도 간병 인력을 절감할 수 있는 효과가 크다는 평가다.

센서나 전선이 기저귀에 부착돼 있으면 이물감 때문에 불편하지 않을까. 또 기저귀 가격이 비싸지는 것도 한계였다. 이런 기술적 문제는 의공학을 전공하는 임씨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연구실과의 협업을 통해 해결했다. 기저귀에 전선과 센서를 프린트하는 방식으로 이물감을 없애고 기저귀 1개당 단가도 50~100원 선으로 낮출 수 있었다.

이들의 제품명이자 팀명인 실버드는 ‘실버’(Silver)와 ‘새’(Bird)의 합성어. 평범한 대학생이던 이들은 자신의 기술로 실버 세대들의 생활에 날개를 다는 꿈을 꾼다. “앞으로도 어르신들이 생활 속에서 손쉽게 건강을 살필 수 있는 의료기기를 꾸준히 개발하는 것이 꿈입니다.” 여섯 개의 눈동자가 동시에 반짝반짝 빛났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5-11-2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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