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비방 후 “오늘은 만우절입니다~” 유죄 or 무죄?

후보 비방 후 “오늘은 만우절입니다~” 유죄 or 무죄?

이슬기 기자
입력 2016-04-01 10:51
수정 2016-04-01 10:51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대법원 페이스북 캡처.
대법원 페이스북 캡처.
제17대 총선을 앞둔 2004년 4월1일. 민주노동당 당원이었던 A씨는 인천에서 출마한 한 열린우리당후보의 홈페이지에 접속해 비방글을 쓰기 시작했다. 후보의 자녀가 인천 지역이 아닌 서울 학교를 다닌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서 서두에 이 글이 만우절 거짓말이라고 적었다. 마지막 부분에도 “진짜일까 거짓일까?(알아서 판단하시길) 오늘은 만우절입니다.^^”라고 했다. 하지만 그는 수사를 받은 끝에 선거에 영향을 끼치려 후보를 비방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정에 선 A씨는 결백을 주장했다. 비방 목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저 만우절 장난을 쳤을 뿐이라고 했다. 특히 글 앞뒤에 만우절 거짓말이라는 점을 명시했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그의 ‘만우절 거짓말’을 인정하지 않았다. 1심은 “A씨가 인터넷을 이용하여 유권자들의 투표에 영향을 주려 했다”며 다른 비방글을 쓴 혐의 등을 포함해 그에게 벌금 50만원 형을 선고했다.

A씨는 항소했지만 2심 서울고법 역시 “선거 즈음에 특정 정당·후보자를 반대하고 비난하는 글을 인터넷에 게시하는 것은 깨끗하고 공정한 선거 분위기를 해친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A씨의 사례는 대법원 페이스북 페이지(https://www.facebook.com/scourtkorea)에 만우절 전날인 지난달 31일 소개됐다.

대법원은 “만우절이라고 해도 타인을 비방하거나 속이는 것이 법적으로 정당화될 순 없다”고 전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민생회복 소비쿠폰'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총 13조원 규모의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지급하기로 하자 이를 둘러싸고 소셜미디어(SNS) 등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경기에 활기가 돌 것을 기대하는 의견이 있는 반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소비쿠폰 거부운동’을 주장하는 이미지가 확산되기도 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