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공인’ 믿었더니… 조달청 선정업체 수억대 중국산 ‘짝퉁 건조기’ 납품

‘국가 공인’ 믿었더니… 조달청 선정업체 수억대 중국산 ‘짝퉁 건조기’ 납품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6-05-18 14:12
수정 2016-05-18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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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달청이 정식 입찰공고를 통해 선정한 공식 조달업체가 계약서에 명시된 국산 정품 대신 중국산 저가 설비를 납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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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뉴시스에 따르면 전남 나주천연색소산업화지원센터의 핵심시설인 ‘동결건조기’의 동체(몸통) 납품을 맡은 업체 A사가 국산 KS 제품이 아닌 값싼 중국산 동체를 몰래 수입해 납품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업체는 14억60만원으로 산출된 국산 동결건조기 설비 납품가 중 동체 제작비로 5억1000여만원이 책정됐으나 제작할 능력이 없자 납품기일을 수개월째 연기한 끝에 이 같은 일을 저지른 것으로 뉴시스 취재 결과 확인됐다.

2014년 6월 동수생물산업단지 내에 착공한 나주천연색소산업화지원센터 설립 공사는 당초 지난 4월까지 시설 공정을 마치고 장비 안정화 과정을 거쳐 이달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동결건조기 납품 과정에서 중국산 짝퉁이 반입되면서 준공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국비 50억원, 도비 15억원, 시비 35억원 등 모두 100억원이 투입되는 센터 건립공사는 핵심 설비인 추출농축설비와 동결건조기를 조달계약을 통해 100% 국산 KS 제품 내지 국산 최상품으로 설치하는 것으로 계약이 체결됐다.

나주시는 2015년 3월 조달청에 물품제조 설치 계약을 의뢰했으며, 조달청이 적격업체를 선정해 같은 해 7월1일자로 A사와 계약이 이뤄졌다. A사는 이어 올해 2월 초 중국에서 동결건조기 동체 두 세트를 수입한 뒤 버젓이 배짱 납품했다.

A사가 발주처인 나주시의 업체 선정 조건이었던 ‘고압가스 냉동기 제조허가 등록’을 갖추지 못한 데다 제작 노하우도 없는 부적합 업체라는 사실은 조달청과 정식 납품계약이 체결된 후 뒤늦게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계약 체결 두 달 후인 지난해 9월 확인 차원에서 인천에 있는 A사를 방문했을 당시 제조 과정을 공개하지 않은 데다 이후 12월엔 ‘중국으로 검수를 하러 가자’는 말까지 서슴지 않았다”며 “이후 업체 대표를 계속 추궁한 결과 중국산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구매물품이 많고 하자 보수 등의 어려움이 있다 보니 지자체 요구대로 분리발주를 하지 않았다”며 “물품 구매 품목이 ‘제조’일 경우 자격제한을 두지만 나머지 품목은 구매해서 납품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자격 제한을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나주시는 A사에 짝퉁 설비를 즉각 반품처리 할 것을 통보하고 국산품으로 납품하지 못할 경우 다른 업체를 통해서 동체를 제작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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