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주고 보험금도 주니까…” 7년간 1천460일 입원실 생활

“밥 주고 보험금도 주니까…” 7년간 1천460일 입원실 생활

입력 2016-05-18 11:00
수정 2016-05-18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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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개 병원서 72차례 입·퇴원 반복…보험금 2억3천만원 타내

7년 동안 72차례 입·퇴원을 반복하며 1천460일을 병원에서 보낸 40대가 거액 보험금을 부당하게 타낸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대구 서부경찰서는 18일 과다 입원행위로 보험금을 타낸 혐의(사기)로 A(40·무직)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씨는 2008년 4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강원, 충북, 대구 등 병원 11곳, 요양병원 15곳에서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4개 보험사에서 2억3천만원을 타낸 혐의를 받고 있다.

72차례에 걸친 입원 일수는 1천460일에 이른다. 7년간 해마다 208일을 환자복을 입고 지낸 셈이다.

그는 2013년 10월부터 이듬해 10월까지 인슐린 의존 당뇨병을 고친다며 1년 내내 입원해 있기도 했다.

A씨는 2004년 20대 후반에 택시기사로 일하며 종신보험 등 2개 보험에 가입했다. 택시 일을 그만둔 뒤 건강보험 2개에 추가로 가입하고 나서 입·퇴원 행각을 벌였다.

병원을 집처럼 여기고 살다 보니 응급실에서 난동을 피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A씨는 병원 입·퇴원 횟수와 보험금 수령이 지나치게 많은 것을 의심한 보험사 직원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그가 당뇨, 천식이 있지만, 장기 입원해야 할 만큼 중하지 않아 과다 입원행위를 한 ‘숙박형 환자’로 보고 있다.

경찰은 “A씨 입원 일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분석한 당뇨, 천식 환자 평균보다 지나치게 많고 입원 중 외출이 잦았다는 증빙 자료를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A씨가 입원해 있던 상당수 요양병원 의료진은 A씨가 자주 병실을 비웠다고 경찰에 증언했다.

A씨는 “혼자 살다 보니 당뇨 관리가 어려웠는데 입원하면 밥도 주고 보험금도 나오고 해서 그랬다”고 진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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