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삭 아내 앞’…공무원 가장 투신 공시생에 부딪혀 숨져

‘만삭 아내 앞’…공무원 가장 투신 공시생에 부딪혀 숨져

입력 2016-06-01 09:34
수정 2016-06-01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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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근 마치고 버스정류장까지 마중 나온 가족과 귀가하다 참변

40살 공무원 가장을 아파트 12층에서 투신한 대학생이 덮쳐 둘 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40살 가장 숨지게 한 투신 대학생
40살 가장 숨지게 한 투신 대학생 지난달 31일 오후 9시 48분께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40살 공무원 가장을 아파트 20층에서 뛰어내린 공무원시험 준비생이 덮쳐 둘 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숨진 가장은 야근을 마치고 귀가하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투신하기 전 아파트 CCTV에 촬영된 공시생의 모습.
광주 북부경찰서 제공
1일 광주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48분께 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 20층 복도에서 대학생 A(26) 씨가 1층 건물 입구로 추락했다.

같은 시각 이 아파트에 들어서던 주민 B(40) 씨가 자신의 머리 위로 떨어진 A 씨와 부딪혔다.

두 사람 모두 119구조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A 씨는 ‘본심이 아닌 주변 시선 의식해 공무원 시험 본다’ 등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의 A4 2장 분량 편지, 절반가량 빈 양주병을 남기고 스스로 몸을 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전남지역 자치단체 공무원인 B 씨는 최근 진행된 축제 관련 업무로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나서 귀갓길에 변을 당했다.

2개월 뒤 출산 예정인 아내, 6살 아들도 버스정류장까지 B 씨를 마중 나왔다가 사고 현장에 함께 있었다.

가족들은 몇 걸음 떨어진 거리에서 B 씨를 뒤따르고 있어 화를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공직 생활을 시작한 B 씨는 2014년부터 홍보업무를 맡아 보도자료 작성, 언론보도 수집 및 분석, 소식지 발간을 담당했다.

업무 특성상 오전 8시 이전에 출근해 광주행 막차시간에 맞춰 오후 8시 40분께 퇴근하는 날이 잦았다.

B 씨의 직장동료는 “고인은 성실한 공무원이자 자상한 가장이었다”며 “최근 업무가 많아 이날도 야근하고 늦게 퇴근했다”고 말했다.

소속 자치단체는 업무를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변을 당한 정황을 토대로 B 씨의 순직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과실치사 혐의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사건은 검찰에 송치되더라도 당사자가 숨져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지만, B 씨를 사망에 이르게 한 A 씨가 입건되면 보험이나 보상 처리 과정에서 도움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목격자의 증언 등을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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